[스포츠서울 | 인도네시아 바탐=최규리 기자] 발리와 싱가포르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두 섬이 있다.
인도네시아의 ‘바탐’과 ‘빈탄’이다.
날것 그대로인 빨간 흙길 비포장도로를 지나 도착한 바탐섬 농사(Nongsa) 지역의 발레발레 원주민 마을.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야자수와 그 아래로 촘촘히 자리한 풀들이 열대 지방 특유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설렘과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버스에서 내리자, 현지 아이들이 이방인 기자를 큰 눈망울로 이리저리 훑어보며 관찰한다.
그러면서 익숙한 듯 “사랑해요”, “반갑습니다”를 연신 외친다.
현지 가이드에게 “저 지금 루피아 하나도 없는데, 줘야 하는 거예요?”라고 묻자 가이드는 “그런 거 아니에요. 진짜로 반가워서 그런 겁니다”라고 말했다.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곳은 복잡한 도시 사람의 셈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아주 단순하다.
◇ 바탐의 숨겨진 시간 ‘발레발레 원주민 마을’
‘발레발레 원주민 마을’은 온몸으로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으며, 전통적인 이들의 문화를 볼 수 있다.
주로 말레이족 전통 생활 방식인데, 전통 가옥·음식·음악 및 춤 공연 등을 통해 현지 문화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어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꽃게잡이를 막 마치고 돌아온 현지 청년들과 눈인사를 주고받기도.
특히 바다 위로 길게 뻗어 있는 다리는 발레발레 원주민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다.
자연의 품 안에서 고즈넉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다리 위에서 주변 맹그로브와 바다 풍경을 감상하거나 사진 촬영을 하기에도 이상적인 장소.
◇ 바탐 속 발리 감성 ‘미니발리’
바탐에서 발리의 분위기를 간단히 느낄 수 있는 미니발리 ‘투리비치 리조트’도 일색이다.
‘미니발리’라는 이름 그대로 발리의 분위기를 간직한 바탐의 숨은 명소다.
자연과 함께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장소다.
백사장과 코코넛 나무가 만들어내는 열대의 풍경은 발리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발리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닮은 코티지 스타일의 리조트와 숙박 시설이 있어, 발리에 가지 않고도 발리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발리 항공권 반값으로 바탐, 빈탄에 미니발리까지 즐기니 일석삼조.
◇ 빈탄의 소금빛 정원 ‘빈탄 소금사막’
빈탄섬을 방문하는 이들이 꼭 들려야 하는 곳. ‘인생샷’도 여행 목적 중 하나라면 꼭 이곳을 추천한다.
소금 결정이 아닌, 흰 모래가 굳어 만들어진 지형이지만, 그 모습이 사막 위에 소금이 깔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청푸른 하늘 아래 반짝이는 흰색 모래와 주변 초목이 독특한 풍경을 선사한다.
물웅덩이가 만들어내는 고요한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명소로 자리 잡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맑은 하늘 아래 반짝이는 흰 모래 언덕을 여기저기 오르내리다 보니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하다.
꼭 이곳의 특별한 지형을 느껴보길. 다만, 비가 오는 날에는 모래 지형이 덜 선명하게 보일 수 있으니, 맑은 날 방문을 추천한다.
◇ 동남아 크리스탈 라군 ‘빈탄 트레저베이’
‘빈탄 트레저베이’는 빈탄섬의 대표적인 레저·관광 단지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크리스탈 라군을 보유하고 있다.
라군에서는 수영뿐만 아니라 케이블 튜브, 패들 보드, 워터 슬라이드 등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육상 액티비티도 빠질 수 없다.
맹그로브 카약, ATV, UTV, 양궁 체험 등 모험적인 활동이 가득하다.
이 모든 것을 즐긴 뒤 리조트에서 글램핑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는 것도 좋다.
◇ ‘니모를 찾았다’, 니모 아일랜드
바탐과 빈탄 사이의 푸른 바다에는 아주 작은 섬이 하나 있다.
‘니모 아일랜드’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클라운피쉬(니모 물고기)의 이름을 따왔는데, 직접 가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니모 아일랜드 주변 바다는 그야말로 바다 생물들의 놀이터다.
투명한 물속에서 형형색색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산호초는 숲처럼 생명을 품고 있다.
특히 스노클링을 하며 산호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작은 클라운피쉬가 쏙 들어갔다 나오며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찾았다!”라고 외칠 새도 없이, 어느새 다른 곳으로 숨어버린다.
완벽한 휴식을 제공하는 고요한 섬이기도 하다.
수상가옥에 걸터앉아 바다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그물망 해먹도 있는데, 이곳에 누워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소금기 섞인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모든 걱정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신비로운 바탐·빈탄. 발길이 닿는 순간, 이곳이 왜 특별한지 알게 될 것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10월 16일부터 첫 번째 인도네시아 정기 노선이자 단독 노선인 인천~바탐 노선에 주 4회(수·목·토·일) 일정으로 신규 취항하면서, 이제 서울에서 단 6시간 만에 바탐섬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가까우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올겨울 여행지로 바탐을 고려해 보는 건 어떨까.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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