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여파로 여행사들의 2분기 실적이 고꾸라졌다. 3분기 여름휴가철에 명절 연휴까지 이어지는 특수를 기다려왔던 여행업계에 우울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는 영업 적자 47억원을, 노랑풍선은 영업 적자 6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요 여행사들의 2분기 수익성이 급감한 원인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6~7월 판매한 상품에 대한 미수금 전액을 손실 처리한 탓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위메프에서 받지 못한 6~7월 패키지 판매대금을 손실로 반영했다. 손실 규모는 하나투어 63억원, 모두투어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 역시 티몬과 위메프 미수금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이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여행사들의 손실을 더하면 여행업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발생한 미정산 금액은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들 여행사의 티메프 판매 비중은 5% 미만이었지만 여행사들이 기존 티메프에서 판매한 여행 상품의 프로모션 비용까지 반영해 재예약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전체가 여행사의 '손실'로 잡히면서 피해 규모를 키웠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티메프 미수금은 회수가 어렵다고 생각해 6월분은 물론 7월분까지 전부 2분기에 손실 처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3분기 추석 연휴라는 대목이 기다리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년만 못하다. 해외여행 상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일본 시장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일본 엔화 화폐 가치가 오르며 '엔고' 현상과 대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발생하면서 일본을 찾던 여행객 발길이 잦아든 탓이다.
더구나 최근 숙박비, 식비는 물론 교통비나 관광지 입장료까지 오르면서 일본 상품에 대한 여행사 마진이 줄었다. 일본 대체 여행지로 대만이나 홍콩,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전체적인 여행 수요는 감소세다.
여행사들은 추석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에 나섰다. 하나투어 측은 "연휴가 길다 보니 짧은 일정이라도 여행을 다녀오려는 여행객이 많아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보다 7월 말~8월 초 예약률이 저조했다. 중국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20% 수준을 차지하는 일본 여행 상품 수요가 예년과 비교해 많이 줄었다"면서 "추석 연휴 대규모 프로모션으로 마지막까지 모객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