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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
정타는 피하고, 맞혀잡는다.
우완 투수 소형준(KT)은 자타공인 프로야구 최고의 ‘땅꾼’이다.
2020년 데뷔 이후 마운드 위에서 줄곧 보여주고 있는 투구 철학은 간단명료하다.
“낮게 던져서 범타를 유도한다”는 게 선수 본인의 설명이다.
2일 키움전 등판이 대표적이다.
6월 부침을 딛고 4경기 등판 만에 시즌 6승을 거머쥔 하루였다.
이날 소형준은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1자책점) 역투로 승리투수에 올랐다.
전체 93구 중 81구(87%)를 투심과 커터로 던졌다.
이 가운데 땅볼 아웃 8차례, 병살타만 3개가 나왔다.
올 시즌 전체 성적으로 봐도 두드러진다.
소형준은 15경기 등판, 6승2패 평균자책점 2.99(90⅓이닝 30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땅볼/뜬공 비율은 2.00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2위다.
1위 제임스 네일(KIA·2.10)과 매 등판 엎치락뒤치락한다.
이닝당 투구 수 역시 15.0개로 원태인(삼성·14.8개)에 이어 2위다.
소형준의 현시점 경기 운영 능력은 효율적인 측면에서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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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 비결로는 투구 레파토리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주무기 변형 패스트볼을 손꼽는다.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많이 던지는 편”이라는 그는 “상대 타자들이 볼 카운트 싸움에서 이른 시점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최대한 정타를 안 내주려고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는 소형준의 올 시즌 투심 패스트볼 구종가치를 16.9, 커터의 경우 8.3으로 매겼다.
이는 각각 해당 구종 으뜸에 해당하는 수치다.
장타 억제 능력에서도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배경이다.
그의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은 0.621로 규정이닝 소화 국내 투수 중 가장 낮다.
컨디션이 다소 좋지 않은 날에도 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소형준은 “2일 키움전이 그랬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고, 상대 타선의 페이스는 좋았다”며 “최대한 투심 패스트볼을 타자 무릎 쪽으로 던져서 범타를 만들려고 생각했던 게 주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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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위즈 제공 |
만족은 없다.
도리어 자기 자신을 엄격하게 돌아보며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
6월 부진도 복기했다.
이 시기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5.40(23⅓이닝 14자책점)에 머물렀다.
소형준은 “경기 운영 능력이 올해 들어 좋아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면서 “특히 6월에만 많은 점수를 내줬다.
템포가 급해지는 경향도 있고, 기복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고 지난해 마운드 복귀를 일궜고, 올해 선발 투수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스스로에게 있어 냉정한 편”이라는 말에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숫자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과정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인드셋을 바로잡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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