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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야구 운이라는 게…”
독수리와 쌍둥이들의 피가 튀기고 있는 1위 고지전. 지난 주말 3연전의 하이라이트였다.
대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1차전 우천 취소, 2차전 무승부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LG의 0.5경기 차 1위가 유지된 채 3차전을 맞았다.
여기서 LG가 고개를 떨궜다.
4-0으로 앞서던 경기를 지키지 못하고 5-10 대역전극을 허용했다.
순위는 반대로 0.5경기 차, 한화가 LG를 내리고 33일 만에 단독 1위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17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LG 감독의 얼굴에도 아직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1,2위 싸움 하고 왔더니 피곤하네요”라고 처음 건넨 한마디에 많은 감정이 담겼다.
사령탑은 “무슨 에러가 그렇게 많이 나오던지. 안하던 걸 몰아서 했다.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받는 거다.
(중요한 경기에서)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하던 행동들을 하더라. (무승부 포함) 두 게임이 다 후반에 흐름을 넘겨준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우천 중단 영향도 있었다.
한화가 5-4로 역전을 빚은 5회말에 몰아친 폭우로 멈춰선 경기는 재개까지 104분이나 소요됐다.
이후 LG는 그 이닝에만 추가 4실점을 쏟아냈고, 거기서 사실상 희망이 사라졌다.
염 감독은 “오래 기다렸다.
그대로 끝나도 됐는데, 팬들 때문에 망설였다.
우리 팬들도 많이 오셨는데 다 그대로 계시더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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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패배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더욱 아쉬운 포인트는 그보다 앞선 4회말이다.
4-0으로 시작해 4-4를 허용했던 이닝이다.
야수들의 아쉬운 수비도 겹쳤다.
4-1, 2아웃 1·3루에서 이도윤이 우전 적시타를 쳤다.
중계 플레이에 나선 2루수 신민재는 3루로 뛰던 1루 주자를 저격하기 위한 송구를 택했는데, 3루수 이영빈이 공을 빠뜨리면서 안 줘도 될 점수를 하나 더 줬다.
이어 최재훈이 때린 안타성 타구는 신민재가 귀신같이 건져냈지만, 1루수 오스틴 딘이 원바운드 송구를 놓치면서 동점까지 내주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연달아 겹쳤다.
사령탑은 “사실 경기는 동점 되는 순간 흐름을 넘겨줬다.
4-2로 끝냈어야 할 이닝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야구 운이라는게 그렇다.
민재도 평상시면 안 던지는 스타일인데 그걸 던졌고. 3루에는 경험이 적은 영빈이가 있다보니까 (앞에 나가서) 잘라 막는 판단을 못했다.
야구 각본이 벌써 그렇게 하늘에서 짜놓은 거였던 것”이라 정리했다.
지나간 아쉬움을 털어보내고 싶은 씁쓸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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