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음성=장강훈 기자] 42번째 도전 끝에 쟁취한 짜릿한 생애 첫 승. 그것도 무려 ‘내셔널 타이틀 홀더’로 따냈다.
‘장타퀸’ 이동은(21·SBI저축은행)이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자로 등극했다.
이동은은 15일 충북 음성에 있는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바꿔 3타를 더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 국가대표 후배 김시현(19·NH투자증권)을 1타 차(12언더파 276타)로 따돌리고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지 42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승을 따냈다.
1부 무대에 올라온지 2년여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마수걸이 승을 장식한 이동은은 “대회 출전하면서 (내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 안했다.
그래서인지 다른 대회보다 차분하게 대회를 치렀다.
이게 잘 풀린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해 몇차례 우승경쟁을 놓쳐서 아쉬움이 컸다.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참고 인내하면서 내가 할 것만 확실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너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동은의 최대 강점은 시원시원한 장타. 올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60.12야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0㎏짜리 스쿼트를 소화할 만큼 탄탄한 하체를 자랑하는데, 회전까지 빨라 임팩트 순간 폭발력이 빼어나다.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정교한 아이언까지 무장해 ‘언제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기대주’로 꼽혔다.
참고로 이번대회 전까지 그린적중률은 78.9%로 역시 1위.

지난해 약점으로 꼽히던 퍼트까지 보완해 올해 11개 대회에서 네 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타수 6위(70.4타)가 증명하듯 매 대회 우승에 도전할 만한 기량을 뽐냈다.
그는 “레인보우힐스는 장타보다는 정확도를 요구하는 코스여서 포커스를 정확도에 뒀다.
퍼트 그립을 견고하게 잡고, 거리 맞추는 데 집중하다보니 퍼트가 잘됐다”고 밝혔다.
이동은은 소문난 노력파다.
무더위가 시작된 이번 대회에서도 매일 경기를 마친 뒤 드라이빙 레인지와 연습그린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시즌 중 쉬는 날이 하루이틀뿐일 정도로 지독한 훈련에 매달리는 이유로 “대회가 끝나면 항상 아쉬운 게 생각나 연습장에 안가고는 못배기는 성격 탓”이라고 말했다.
‘포커 페이스’로 유명한 이동은인 챔피언 퍼트를 성공한 뒤 우승을 확정하자 비로소 옅은 미소를 지었다.
“끝났다, 해냈다”는 환희와 안도감이 표정에 묻어났다.
항상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그는 결국 부모 얼굴을 떠올리며 감정을 드러냈다.
프로 출신인 부모와 뜨겁게 포옹한 이동은은 “이렇게 힘든 생활을 누구보다 응원해준 덕분에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승을 달성한 이동은은 “올시즌 목표가 1승이었는데, 정말 큰 대회에서 우승해 다승을 목표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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