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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오픈의 최대 고민 ‘난코스+무더위=기권 선수 증가’ 내셔널 타이틀 의미 되새겨야[SS 현장]



[스포츠서울 | 음성=장강훈 기자]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가 또 다수의 ‘기권 선수’로 얼룩졌다.
매년 기권하는 선수가 증가해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골프협회(KGA)의 고민도 커진다.
‘내셔널타이틀대회’라는 명성에 흠집이 날 수도 있어서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7야드)에서 12일 막을 올린 한국여자오픈은 첫날 다섯 명, 2라운드 때 13명이 ‘경기 포기’ 선언을 했다.
15일 조모상을 당해 부득이하게 대회를 포기한 방신실(21·KB금융그룹)까지 포함하면 19명이 플레이를 포기했다.



참고로 2023년 16명이던 ‘기권자’는 지난해 17명으로 조금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KGA 대회이니, 아마추어 선수들의 부상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매주 대회를 치르는 프로 선수들은 크고작은 부상을 달고 산다.
허리, 무릎, 발목, 손목, 어깨 등 회전운동 특유의 ‘고질적인 부상’은 진단서를 발부받는 게 어렵지 않다.

코스가 산악지형인 탓에 무릎이나 발목을 접질렸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이 역시 ‘일주일 이상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컷오프 통과가 힘들어 보이는 선수들이 ‘대회 포기자’ 명단에 들어있는 게 우연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KGA 측은 “프로선수들인만큼 선수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부상 사유로 기권하는 선수들은 반드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을 협회가 의심할 만한 근거는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무릎이나 발목을 삔 선수가 다음 대회에 보란듯이 출전해 프로암부터 정규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는 건 ‘신(神)의 회복력’을 보유한 덕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 매년 무더위가 시작될 무렵 대회를 치르니, 선수들로서는 이중고를 치러야 한다.
최종라운드가 열린 15일도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에 습도가 60%를 넘어섰다.
13일 오후부터 전날 오전까지 비가 내려 ‘습식 사우나’ 속에서 대회를 치르는 듯했다.

선수 대부분이 나무그늘 아래에서 티샷 차례를 기다리거나, 이동 중에 우산을 쓰고 다녔다.
중간중간 물이나 차가운 음료, 비타민 등을 섭취하며 탈수를 방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수분보충뿐만 아니라 허기를 달랠 만한 간식으로 수박이나 참외, 망고 등이 등장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을 참아내며 힘겹게 최종라운드를 마친 한 선수는 “폭염에 대처할 만한 게 딱히 없다.
우산을 쓰거나 최대한 그늘을 찾아다니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땀에 젖은 언더셔츠를 갈아입을 틈도 없으니 참고 뛰어야 한다.
이게 우리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KGA는 폭염에 따른 경기운영 기준을 별도로 갖고 있다.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 이틀간 지속되면 ‘주의보’ 35도 이상 기온이 이틀간 유지되면 ‘경보’로 각각 분류한다.
‘주의보’ 때는 카트로 이동하고 얼음물과 정제염(소금) 등을 티잉 그라운드와 코스 곳곳에 배치한다.
‘경보’는 기상상황을 들여다본 뒤 경기 중단이나 취소할 수 있도록 운영지침을 세웠다.



KGA 관계자는 “아마추어 대회에서 적용하는 일종의 자체 규정”이라면서도 “프로가 출전하는 한국여자오픈은 카트이동 등의 지침을 적용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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