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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이 홈으로 들어오며 활짝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타의 품격을 물씬 느낄 수 있었던 한방이었다.
프로야구 LG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서 8-6으로 승리했다.
1패 후 2연승으로 위닝 시리즈를 물들인 LG는 시즌 40승(1무26패) 고지를 밟았다.
너무나 값진 승리다.
만약 패했다면 이날 대전 두산전에서 승리하며 마찬가지로 40승(27패)에 도착한 2위 한화에 선두 자리를 빼앗길 뻔했기 때문. 하지만 불리했던 흐름을 기어코 뒤집으면서 0.5경기 차 선두를 유지했다.
13일부터 대전에서 열릴 한화와의 빅뱅을 조금이나마 유리한 위치에서 맞이할 수 있게 된 LG다.
귀신 같은 대타 카드 하나가 불러온 승리였다.
LG가 2-3으로 끌려가던 5회말이 변곡점이었다.
2아웃 2·3루에서 문성주가 좌전 적시타로 점수 균형을 맞춰냈다.
이어진 6번 타순, 여기서 염경엽 LG 감독이 승부수를 던졌다.
송찬의 대신 벤치에서 대기하던 박동원을 호출한 것. 이 결단 하나가 경기를 뒤집는 한방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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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2사 1·3루에서 좌완 박시후를 상대한 박동원은 1B1S 카운트에서 3구째 시속 147㎞ 투심을 공략했다.
제대로 밀어때린 이 공은 멀리 날아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로 이어졌다.
홈런이 됐어도 이상하지 않을 타구, 루상에 있던 오스틴 딘과 문성주는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일순 점수가 5-3으로 바뀌었다.
답답한 흐름의 연속이었던 LG의 야구가 술술 풀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5회말 전까지만 해도 승기를 가져올 만한 장면은 없었다.
1회말 1득점은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4회말 따라가는 한 점은 이영빈의 병살타 상황에서 나왔다.
그라운드 공기를 전환시킬 날카로운 공격이 절실했고, 그 어려운 미션을 박동원이 해냈다.
한 번 혈을 뚫은 LG는 그대로 승리까지 나아갔다.
박동원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이주헌의 유격수 땅볼에 박성한의 실책이 나오면서 6-3까지 점수를 벌렸다.
6회초 1점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7회말 이영빈의 1타점 적시타, 8회말 문보경의 1타점 땅볼 등을 더하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대타의 묘미가 좌지우지한 한판이었다.
박동원은 최근 이어지는 경미한 발목 통증으로 인해 선발 포수로 나서는 빈도가 줄었다.
백업 이주헌이 주로 선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배경이다.
1위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정상 출전을 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을 박동원이지만 더없이 소중한 한방을 팀에 선물했다.
대타 이후로는 포수 자리에 앉아 불펜 투수들을 이끌며 경기를 걸어잠그는 데도 일조했다.
벤치에서 출발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LG의 소중한 1승을 빚어냈다.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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