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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10차전을 4-0으로 승리했다. 사진=김두홍 기자 |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명대사 중 하나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선과 악 사이에서 자아 혼란을 겪는다.
이때 강렬한 인물 데미안을 만나면서 내면의 불안과 결핍, 부족함을 직면한다.
데미안과의 대화를 통해 끊임없는 자기 성찰 과정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완전한 자아를 갖게 된다.
‘만약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지 못했다면…’이라고 가정을 하자. 자신의 결핍을 인지할 수 있었을까. 또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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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10차전을 4-0으로 승리했다. 사진=김두홍 기자 |
한국 축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 지었다.
11회 연속 진출, 더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그러나 출전에 만족할 때는 지났다.
월드컵은 전 세계의 축구 축제로 불리지만, 냉혹한 경쟁의 장이다.
이번 대회는 출전국이 32개에서 48개국으로 확대돼, 조별리그 이후 곧바로 32강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고밀도 일정이 기다린다.
준비의 완성도가 성패를 가른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선수단을 다듬고,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제는 결과로 증명할 차례다.
‘알’을 깨고 나오는 것부터 시작을 한다.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승부는 지금부터다.
강팀과의 평가전이 반드시 필요한 배경이다.
팀의 한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강한 상대와 맞붙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A매치 캘린더 내에서 유럽, 남미의 강호들과 일정을 맞추는 건 복잡한 퍼즐과도 같다.
강팀도 강팀과 붙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는 데미안과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
결국 평가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외교력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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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 회장은 4연임 직전까지 갖은 논란들을 일으키며 도마 위에 올랐다.
축구 팬들은 등을 돌렸고, 협회의 신뢰도는 하락했다.
축구인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4연임에 성공했지만, 논란과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이제 외교력으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스스로 강점을 외교력이라 꼽기도 했다.
실제로 4기 출범과 동시에 사회공헌위원회를 폐지하고 국제위원회를 신설하며 대외 협력에 힘을 실었다.
본선을 진짜 ‘무대’로 만들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스파링 상대가 필요하다.
협회는 9월에 미국, 멕시코와 2연전을 확정했고 10월과 11월에는 남미와 아프리카 등 타 대륙을 초청해 평가전을 계획 중이다.
내년 3월엔 유럽 원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본선까지 남은 A매치 일정은 전술 실험의 장, 선수 선발의 시험대다.
또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거시적인 로드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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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그는 “9~11월은 우리가 본선에서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시기다.
선수들의 컨디션 등을 파악해서 평가전을 치러야 한다.
그 사이사이 짧은 시간 동안 우리의 모든 부분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행정적으로 몇 가지 매뉴얼도 준비 중이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 팀의 모든 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결국 월드컵 준비는 경기장 밖에서 이뤄진다.
선수는 몸을 만들고, 코치는 전술을 다듬고, 협회는 강팀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 모든 위에 필요한 단 하나가 있다.
바로 정 회장의 축구 외교력이다.
그 능력이 제대로 작동할 때, 한국의 본선 진출은 ‘참가’가 아니라 ‘도전’으로 바뀐다.
어깨에 힘을 줄 때가 아니다.
알을 깨기위한 발판, 데미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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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10차전을 4-0으로 승리했다. 사진=김두홍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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