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창원=김민규 기자] “연고지 이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
”
길었던 ‘유랑’ 생활을 접고 NC가 마침내 ‘본집’ 창원NC파크로 돌아왔다.
지난 3월29일 이후 62일 만이다.
그런데 NC가 재개장을 앞두고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창원시에 강경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사고의 본질은 사라지고,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창원시 행정에 구단의 인내심이 바닥난 셈이다.
NC 이진만 대표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사고 후 재개장 관련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이번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분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부상자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창원NC파크 재개장과 함께 단기·장기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고는 단순한 운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 생존이 위협받은 사안이다.
현상유지만으로는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29일 창원NC파크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외부 구조물 ‘루버’가 추락하면서 팬 3명을 덮쳤다.
1명은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단순한 안전사고를 넘어, 구단 존립의 근간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그러나 ‘집주인’ 창원시는 사고 책임의 무게를 피해 가기 바빴고, 오히려 법정 공방을 시사하는 듯한 방어적인 태고를 보였다.
NC가 더는 침묵하지 않기로 한 배경이다.
NC는 창원시에 ▲시설 개선 ▲팬 접근성 향상 ▲행정적 지원 등 구체적 요구사항을 29일 전달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명확히 정한 기한은 없지만, 빠른 답변과 조치를 거듭 요청했다.

이 대표는 “창원시에 29일 연고 유지에 필요한 개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단이 요구한 시설개선, 접근성 향상, 행정적 지원 등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구단 생존과 팬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힘줘 말했다.
NC파크를 사용하지 못하는 동안 NC의 직·간접 손실은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임시 거처’였던 울산에서 시즌 전체를 치렀다면 손실은 100억원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구단은 추산했다.
NC는 울산시와 KBO, 타 구단의 협조 속에서 위기를 극복해 나갔고, 마침내 창원NC파크에서 홈경기를 재개한다.
그동안 NC는 연고지 창원에서 유소년 야구지원, 사회공헌 활동, 지역 밀착 마케팅 등을 통해 ‘지역 연고 구단’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 힘써왔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창원시의 행정적 지원 등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창원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창원시는 구단의 희생과 헌신에 응답하지 않았다”라며 “여러 차례 약속받은 행정적 지원과 협력은 번번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토로했다.

그런데도 NC가 연고지를 떠나지 않은 이유는 오롯이 ‘팬’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는 팬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서라도 교통 등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이 대표는 “팬에 대한 고민은 끝까지 할 것이다.
하지만 구단의 미래는 누구보다 구단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열악한 환경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창원시가 실행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다른 연고지와 협의도 불가피하다”고 밝히며 ”감정적인 선택이 아닌 구단 생존과 팬을 위한 합리적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NC는 이미 KBO와 연고지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른 지자체와 실무적 대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창원NC파크에서 다시 경기를 시작하지만 2026년, 2027년에도 이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을지는 창원시 손에 달렸다.
진정성 있는 답변 없이는 NC가 이곳을 떠나는 것도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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