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발부상 손흥민, 경기 뛸 수 있다고…유로파리그 우승은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운명의 이라크 원정을 앞두고 최근 발 부상으로 신음한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소집 명단에 포함한 뒤 말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6일 이라크(원정·바스라), 10일 쿠웨이트(홈·서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에 나설 태극전사 26인을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력 유럽파가 승선한 가운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시즌 막판까지 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제외됐다.
그 대신 전북의 비상을 이끄는 박진섭이 수비 자원에 합류했다.
홍 감독 체제에서는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국내 공격수로는 기존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이동경(김천 상무) 대신 K리그1 득점 선두 전진우(전북 현대)가 발탁됐다.

손흥민의 활용이 관심사다.
그는 한동안 발 부상으로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하다가 지난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맞춰 복귀를 추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경기를 뛴 뒤 유로파리그 결승에 출전해 꿈에 그리던 커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브라이턴과 시즌 최종전엔 발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홍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손흥민과 소통했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소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유럽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했는데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선수가 긴 시간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받는 건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지 않느냐. 그것을 이룬 손흥민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대표팀에도 (그런 기운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주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 뿐 아니라 경기 상황을 고려해 원톱으로도 기용할 뜻을 보였다.

한국은 승점 16(4승4무)으로 조 1위에 매겨져 있다.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가 2,3위에 각각 올라와 있다.
이라크와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쿠웨이트와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조별리그 2~5차전에서 4연승 가도를 달린 한국은 최근 6~8차전을 내리 1-1로 비겼다.
전력의 큰 뼈대를 차지하는 유럽파 자원의 컨디션 조절 실패와 더불어 밀도 있는 플랜B가 부족했다.
이번에도 시즌이 끝난 유럽파의 상태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홍 감독은 김민재 외에도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젊은피를 제외했다.
그 대신 전진우와 문선민(FC서울), 김진규(전북 현대) 등을 새롭게 불렀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명단 발표에 대해.
이라크 원정은 2연전 중 가장 중요하다.
더운 날씨 속 체력 부담,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서 선발했다.
코치진은 포지션별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으로 했다.
이 시기 유럽파는 리그가 끝나고 휴식에 들어간 선수가 많다.
선발에 어려움이 따랐다.
예를 들어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은 지난 5월3일 경기를 끝으로 한달간 경기를 안 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 미래 자원으로 꾸준하게 선발했는데 이번엔 불가피하게 안 했다.
반면 이번에 처음 뽑힌 전진우, 그리고 김진규는 리그에서 좋은 폼을 보이고 있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볼 때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봤다.
또 김민재가 이번에 발탁이 안 됐는데, 지난해부터 꾸준히 소통하고 관찰해온 바 있다.
이번 경기 역시 (3월에 이어)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했다.
-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리그 최종전은 빠졌다.
발 부상을 비롯해 외부 이슈도 많은데.
경기 외적인 부분은 관여할 게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손흥민과 소통했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소집하게 됐다.
손흥민이 그동안 개인 성적은 최고였으나 긴 시간 팀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유럽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했는데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선수가 긴 시간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받는 건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지 않느냐. 그것을 이룬 손흥민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대표팀에도 (그런 기운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
발 부상은 코치진과 소통했는데 큰 문제가 없다더라.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움직일 것이다.
- 소속팀에서 많이 못 뛰는 이강인, 황희찬에 대해서는.
선수에게 출전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대표팀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그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물론 수학적으로 몇시간 이상 뛰면 선발해야 한다고 본다면 쉽게 판단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들이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 전진우를 발탁했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진우는 K리그1에서 득점도 가장 많이 하고 있고, 그 외 플레이도 자신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초반 전진우는 사이드에서 벌려서 일대일을 했는데 요즘은 포켓(페널티박스)에 들어가서 하는 것도 잘한다.
지난 경기 두 골을 넣었을 때도 그랬다.
그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는 건 우리와 스타일이 흡사하다.
큰 문제 없이 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더 중요한 건 그가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팀에 활력을 넣어줄 것이다.
- 지금까지 스트라이커 3명을 뒀다가 이번엔 주민규를 제외했는데.
주민규가 좋지 않아서 뺀 건 아니다.
지속해서 득점하고 있다.
이번엔 원정 경기이고 상대 약점을 파악했을 때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오세훈, 오현규를 비롯해 손흥민이나 황희찬도 (원톱)에 설 수 있기에 균형적으로 판단했다.
- 승점 1 이상만 따내면 본선행 확정이다.
소집 이후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잘 매겨야 할 것 같은데?
유럽파가 빠지고 K리거가 들어간 게 힘을 빼는 건 아니다.
빠진 선수가 현재 K리그 선수보다 낫지 않다는 것이다.
한 달간 경기하지 않은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 나가는 건 쉽지 않다.
지난해 6월에도 (대표팀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
꼼꼼히 살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한국 축구는 요즘 굉장히 좋은 능력과 재능을 지닌 선수가 많다.
유럽에서 스카우트한다.
그런데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다.
난 항상 그것을 우선순위로 둔다.
재능으로 모든 것을 덮으면 안 된다.
특히 팀 스포츠 속성을 덮으면 안 된다.
한국 축구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하는데 응집력이 약해지면 올라갈 수 없다.
지금 우리 선수에게 예전같은 애국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사명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대표로 마음가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 하다보니 대표팀에 간절한 선수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현재 재능을 팀 스포츠로 엮어내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고 클럽에 뛰는 선수들이 있지만 팀으로 얼마나 강해지느냐가 중요하다.
- 3선에 고민이 많았는데.
계속 황인범, 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러왔다.
그런데 이들은 옐로카드가 있다.
다음 경기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원두재와 박진섭의 스타일은 다르다.
상황을 봐서 어떤 카드를 쓸지 판단할 것이다.
또 황인범의 (대체자) 역할도 찾는데, K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게 김진규다.
예전부터 지켜본 선수다.
어느 시점엔 정체된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 포지션엔 많은 경쟁이 필요할 것이다.
- 본선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발휘할지 궁금해하는데.
100% 완성됐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가 지난 3월 경기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아쉬운 건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긍정적인 게 있다.
우리가 월드컵에 나갔을 때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어느정도 갈 수 있는지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다.
물론 내 머릿속엔 지난 경험을 토대로 (본선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본선 대비) 방법은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코치는 나름대로 팀의 발전을 매일 연구해야 한다.
또 어느 선수가 월드컵에 나갈지 모르지만 대표팀 후보군에 있는 선수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열정도 품어야 한다.
- 이라크 원정 변수 대처는 어떻게?
이라크는 홈에서 강한 팀이다.
우리도 (지금까지 중동) 원정에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패배하진 않았다.
이번 원정을 두고 협회에서 도움을 주셔서 편안하게 전세기를 이용하게 돼 감사하다.
날씨가 더울 것으로 보인다.
선수의 체력 (관리), 교체 타이밍을 굉장히 잘 해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선수와) 얘기할 시간이 많지 않으나 최대한 잘 하겠다.
요즘 이라크는 감독도 바뀌오서 어느 선수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점도 잘 대비해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이라크·쿠웨이트전 명단
GK = 조현우(울산HD) 김동헌(김천 상무)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DF = 조유민(알 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FC서울) 박승욱 조현택 (이상 김천 상무)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MF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박진섭 김진규 전진우(이상 전북 현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양현준(셀틱) 문선민(FC서울) 원두재(코르파칸)
FW =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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