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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유일한 창단 멤버→현대건설 입단으로 ‘새 출발’ 김희진, 과연 전성기 기량 재현하며 명예 회복할 수 있을까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프랜차이즈 스타. 명확한 정의가 있지 않지만, 프로 스포츠에서 구단의 역사를 함께 해 팬들로부터 그 팀의 상징으로 인정받는 선수를 뜻한다.
데뷔부터 은퇴까지 한 팀에서 쭈욱 뛰는 ‘원 클럽 플레이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뒤집어 말하면 프랜차이즈 스타가 꼭 원 클럽 플레이어일 필요는 없다.

V리그 여자부 여섯번째 구단으로 2010년 창단한 IBK기업은행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김희진(34)이다.
IBK기업은행은 창단팀 특혜로 3개 고교의 졸업예정자들에 대한 우선 지명권을 보장받았다.
서울 중앙여고와 부산 남성여고, 진주 선명여고에서 10명의 선수들을 지명했다.
이는 곧 최대어 1,2위를 다투는 서울 중앙여고의 김희진, 부산 남성여고의 박정아가 한 팀에서 뛰게되는 것을 의미했다.

‘명장’ 이정철 감독의 조련 아래 1m85의 좋은 신장에 민첩함과 점프력 등 발군의 운동능력을 갖춰 미들 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소화할 수 있는 김희진과 1m87의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높은 공격타점과 클러치 해결 능력을 가진 박정아가 뭉친 IBK기업은행은 V리그 참가 2년차인 2012~2013시즌에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집어삼키는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2014~2015, 2016~2017시즌까지 김희진과 박정아가 첫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세 차례의 챔프전 우승과 두 차례의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6~2017시즌을 마치고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을 남기는 선택을 했고, 박정아는 도로공사로 FA 이적을 했다.
박정아는 도로공사에서 뛴 6년 동안 챔프전 우승 2회를 이끌며 페퍼저축은행으로 옮겼다.
반면 김희진은 2024~2025시즌까지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뛰면서 더 이상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진 못했지만, 여전히 IBK기업은행의 유일한 창단멤버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아있었다.


다만 이제는 IBK기업은행에는 더 이상 창단 멤버가 남아 있지 않게 됐다.
김희진이 현대건설로 전격 이적하기 때문이다.
김희진의 이적 소식은 24일 전해졌고, 26일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차기 시즌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2010년부터 현대건설에서 뛰며 양효진과 더불어 팀을 상징하는 선수였던 아포짓 스파이커 황연주를 방출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김희진을 미들 블로커와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현대건설은 김희진을 일단은 주전 미들 블로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양효진과 함께 코트 가운데를 든든히 지켜줬던 이다현이 이번 FA 시장에서 흥국생명으로 옮겼고, 현대건설은 미들 블로커 보강을 위해 김희진을 영입했다는 얘기다.

김희진은 2022~2023시즌만 해도 총액 6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을 받던 리그의 손꼽히는 고액연봉자였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부상 및 수술 재활로 인해 연봉 수준은 절반 가까이인 총액 3억5000만원(연봉 1억5000만원, 옵션 2억원)으로 떨어졌다.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자 2024~2025시즌 연봉 총액은 1억2000만원(연봉 1억원, 옵션 2000만원)으로 더 떨어졌다.

김희진이 차기 시즌 현대건설에 받게 될 연봉은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연봉 규모가 1/10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현대건설로선 김희진이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회복한다면 그야말로 가성비 계약을 하게 된 셈이다.

이제 관건은 김희진이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느냐다.
김희진의 전성기 시절 가장 큰 강점음 폭발적인 운동능력이었다.
국내 선수 중 최고 수준의 점프력과 민첩함을 앞세워 전위에서는 속공와 이동공격을, 후위에서는 백어택을 구사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23년 2월 받은 무릎 수술 이후로 그 운동 능력은 크게 감소한 모습이다.
기록만 봐도 확연하다.
2023~2024시즌에 고작 14경기 19점에 그쳤다.
무릎 수술 여파가 꽤 지난 2024~2025시즌에도 팀내 주축 미들 블로커로 성장한 최정민과 FA로 합류한 이주아에게 밀려 주전 미들 블로커로 뛰지 못했고, 백업 아포짓으로 뛰기에도 부족했다.
2024~2025시즌에도 30경기에 출전하긴 했지만, 출전 세트 수는 53세트에 그쳤다.
득점도 32점으로 경기당 1점 정도에 그쳤다.

지난 두 시즌간 김희진은 전성기 시절에 비해 확연하게 불어난 체중도 장점이었던 폭발적인 운동능력의 발휘를 가로막는 모습이었다.
더 이상 정상급 선수로서는 활약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지만, 현대건설은 김희진의 기량 회복 가능성을 믿기로 한 모양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김희진이 체중 감량도 확실히 해내고 있다”라면서 “외부 시설 등을 통해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라고 전했다.

과연 김희진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까. 100%를 재현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60~70% 수준만 재현해줘도 현대건설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과연 김희진이 14년 간 뛴 IBK기업은행을 떠나 새 둥지를 튼 현대건설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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