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제주=김용일 기자] “40점 이상치고 싶다.
”
믿기 어려운 ‘퍼펙트 시즌’이다.
여자 프로당구 LPBA의 ‘여왕’ 김가영(43·하나카드)이 시즌 왕중왕전인 월드챔피언십까지 제패, 정규투어를 포함해 7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그는 남자 프로선수처럼 대대 기준 40점 이상을 치는 수준으로 거듭나고 싶다며 여전히 배고파했다.
그간 여자 3쿠션 선수에게 40점은 ‘마의 벽’으로 여겨졌다.
적수 없는 1강으로 불리는 김가영은 현재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40점을 향해 뛰겠다고 했다.
김가영은 지난 17일 제주도 한라체육관에서 끝난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5’ 결승전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세트스코어 4-2(11-5 5-11 5-11 11-4 11-5 11-2)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번시즌 3차 투어(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부터 8차 투어(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까지 우승을 독차지한 김가영은 세 시즌 연속으로 월드챔피언십까지 품는 데 성공했다.
LPBA 통산 14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어느덧 LPBA는 ‘누가 김가영의 독주를 제어하느냐’가 관심사다.
그만큼 ‘어나 더 레벨’ 행보다.
“남자부 PBA에 출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다.
김가영은 “남녀 상관없이 40점 이상 치는 사람은 되고 싶다.
지금 내가 (핸디) 35점인데, 꼭 남자처럼 치겠다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40점 이상 3쿠션을 치는 사람이 1000명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 거기에 끼고 싶다”고 웃었다.
김가영은 LPBA 데뷔시즌인 2019~2020시즌 애버리지가 0.860이었다.
그러다가 2021~2022시즌 1.018을 기록하며 목표로 한 35점, 애버리지 1점대에 도달했다.
지난시즌엔 1.033으로 끌어올리더니 이번시즌엔 1.208을 기록했다.

그는 “남자 선수는 랭킹이 높지 않아도 애버리지 1.6 이상을 기록한다.
난 이제야 1.2다.
겸손한 게 아니고 이게 현실이다.
애버리지 1이면 한 번 공격하면 한 번 놓친다는 뜻이다.
실수를 줄여나가는 게 목표”라며 여왕다운 비전을 밝혔다.

월드챔피언십 우승 상금 1억을 품은 김가영은 올해에만 3억4090만 원을 벌어들였다.
누적 상금에서 6억8180만 원을 기록, LPBA 사상 처음으로 6억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상금이 더 많은 PBA투어에 참가하는 남자 선수 중에서도 김가영보다 누적 상금이 많은 건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9억1250만 원)와 조재호(8억6650만 원), 다비드 사파타(스페인·7억8700만 원) 3명밖에 없다.
김가영은 “(우승 상금으로 받은) 1억이라는 숫자보다 여자 선수가 노력하고 LPBA 수준이 높아지는 걸 인정해 주시는 것 같다.
정규투어 상금도 늘고 있지 않느냐”며 “미래 후배가 더 큰 목표 의식을 품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PBA의 현재와 미래는 김가영과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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