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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파이널①] “묘한 기분” 친정팀 만나는 박혜진, 시선은 오로지 ‘BNK V1’

사진=WKBL 제공

“우리은행과 맞붙는다는 게 참 어색하죠.”

웃음의 의미는 알 수 없었다.
운명적 대결을 앞뒀다.
BNK의 맏언니 박혜진이 친정 우리은행에 맞서 진검승부에 나선다.

여자프로농구(WKBL)가 6개월여 진행된 2024∼2025시즌에 마침표만 남겨두고 있다.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과의 2위 BNK의 챔피언결정전이 오는 1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맞대결에 걸린 역사적인 기록만 해도 한두 개가 아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사령탑 커리어 챔프전 9번째 정상을 마크하고자 한다.
박정은 BNK 감독은 여성 감독 첫 챔프전 우승, 뿐만 아니라 WKBL 사상 첫 선수-감독 왕좌 등극을 노린다.
우리은행은 전무후무한 13번째 챔프전 우승에, BNK는 창단 첫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이른바 ‘박혜진 더비’가 성사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직전 시즌까지만 해도 박혜진과 우리은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박혜진은 한국 여자농구 가드 계보를 잇는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 2023∼2024시즌까지 우리은행에서만 뛰면서 챔프전 우승을 무려 8차례나 일궜다.

사진=WKBL 제공

이 기간 호통의 대명사 위 감독과 밀당을 해가며 고운 정, 미운 정이 다 쌓였다.
그런 그와 이제는 우승 트로피를 두고 전쟁을 치러야 할 상대로 만난다.
“특별한 감정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되뇐 박혜진은 친정 팀을 향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은 역시 우리은행”이라며 “위 감독님과 (김)단비 언니를 비롯해 모두가 똘똘 뭉쳐 또 챔프전에 올라왔다.
정말 대단하다.
저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 대해서도 “특별한 인연이다.
위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지금도 내가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는 건 위 감독님 덕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BNK 이적 후 박 감독 품에서 노련함과 디테일이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박혜진은 “이 나이 때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박 감독님께서 이걸 콕콕 집어주신다.
또한 베테랑들이 할 수 있는 노하우와 역할을 많이 알려주셨다“며 “무엇보다 선수가 마음 편히 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격려해 주시는 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WKBL 제공

BNK와 우리은행은 올 시즌 정규리그 6차례 맞붙었고, 승부는 3승3패 동률이다.
눈에 띄는 점은 박혜진이 출전한 경기에서는 BNK의 승률이 압도적이다.
박혜진은 올 시즌 우리은행전 4경기에 출전했고, BNK는 이 경기서 3승1패를 기록했다.

다만, 선수 본인은 이마저도 고개를 저었다.
공은 둥글다.
단기전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삼성생명 상대로 정규리그 때 열세(2승4패)였지만, 플레이오프(PO)서 이를 뒤집어 챔프전 진출을 일궈냈다.
우리은행과의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방심하지 않고, 최적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신경 쓰겠다”고 했다.

박혜진은 “위 감독님과 우리은행을 상대 팀으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면서도 “그 감정은 잠시 내려놓겠다.
(BNK 이적은) 내가 내린 선택이고, 도전이다.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다르지 않나. 위 감독님은 우리은행을 위해, 나는 BNK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BNK에서의 첫 시즌, 남다른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
그의 농구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178㎝인 박혜진은 팀 내 최장신이다.
체격을 활용, 조연 역할도 기꺼이 자처한다.
박혜진은 “공격적인 역할을 욕심내기보단 궂은일에 더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WKBL 제공

이어 “공격은 동료들이 충분히 맡아줄 수 있다.
대신 내가 다른 부분을 풀어주면 된다.
좀 더 악착같이 수비하고, 리바운드를 따내 팀원들에게 연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심장이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3차례 수상했다.
본인이 짊어진 무게를 즐기고 있다.
팀원들과 위닝 멘탈리티를 공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렇기에 후배들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역스윕 위기에 놓였던 삼성생명과의 PO 시리즈에서도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길 수 있다”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박혜진은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흔들리면 동료들도 같이 흔들린다.
거기서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모두가 피땀 흘려 일궈낸 챔프전이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박혜진은 끝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간절하다.
어느새 마지막 고비만 남겨뒀다.
물러설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우리의 승리는 곧 팀의 첫 역사다.
그 값진 경험을 선수들과 꼭 나누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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