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이유 없는 인플레이션은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24년 K리그 전체 선수 연봉은 약 2억1800만원에 달한다.
K리그1은 3억500만원으로 3억원 시대를 열었고, K리그2는 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평균은 2억9500만원이었고, K리그1이 2억9500만원, K리그2가 1억900만원이었다.
연봉 공개 첫해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눈에 띈다.
2013년 전체 평균은 1억1800만원이었다.
K리그1 1억4600만원, K리그2 4400만원이었다.
11년 사이 1부 리그는 두 배 이상 올랐다.
K리그2는 세 배 가까이 뛰면서 전체 평균도 동반 상승했다.
임금, 물가상승률을 고려해도 K리그 선수의 평균 임금 상승폭은 상상 이상이다.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구단은 선수 몸값 때문에 아우성을 친다.
“등골이 휜다”라는 게 여름, 겨울마다 들려오는 구단의 고충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연맹은 시도민구단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 9개였던 시도민구단(군팀인 상무 제외)은 2025년 화성FC 합류로 15개로 늘어난다.
기업구단을 넘어 리그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가 됐다.
팀 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선수는 많이 필요한데 자원은 그대로이거나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선수 몸값이 상승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능력 있는 선수의 경우 국내 이동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선호하는 문화가 주를 이룬다.
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가 나가면 그 아래 레벨의 선수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도미노 효과처럼 전체의 인건비가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 22세 이하 선수의 의무 출전 제도는 유망주의 몸값을 폭등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어린 선수를 키운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만큼 역효과도 뚜렷하다.
스카우트 경쟁이 붙다 보니 22세 이하 선수의 몸값까지 상승한다.
그나마 선수가 잘 성장해 22세 초과 후에도 경쟁력이 있다면 위안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자원도 많다는 게 문제다.
고작 1~2년을 위해 무리하게 돈을 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수 영입을 안 할 수도 없다.
1부 리그의 경우 1+2 강등 제도를 선택하면서 전체 팀의 25%가 2부 리그로 추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리해서라도 돈을 쓸 수밖에 없다.
강등이 주는 여파를 고려하면 당연한 행보다.
반대로 2부 리그 팀은 승격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승격 기회가 열려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 1부 리그 공기를 느끼기 위해 일부 선수에게는 ‘오퍼 페이’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제 1부 리그 팀의 제안을 받고도 2부로 향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연맹은 재정건전화를 외치며 K리그의 질적 향상을 노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정책을 남발하며 오히려 시장 상황을 악화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를 통해 내수 안정을 꾀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인건비의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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