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배준호. 사진=뉴시스 |
세대교체의 신호탄일까. 유럽파 ‘젊은피’가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손흥민 공백으로 생긴 공격력 의문부호까지 지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끝난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 원정에서 이재성과 오현규의 득점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계속된 악재와 싸워야 했다.
모두가 홍명보호를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봤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뿐만 아니라,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손흥민까지 빠졌다.
 | | 엄지성(가운데). 사진=뉴시스 |
플랜 B를 가동한 홍 감독은 손흥민의 부재를 황희찬으로 채웠다.
강점인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또 악재를 맞았다.
상대 살인태클이 전반 10분과 20분 두 차례이 이어지면서 왼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를 써야했고, 플랜 B를 잃었다.
홍 감독의 선택은 ‘젊은 피’였다.
황희찬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엄지성은 이재성의 선제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며 불안했던 흐름을 바꿨다.
빌드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좋은 인상까지 남겼다.
A매치 경험이 부족했던 탓에 붙었던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꿨다.
엄지성 역시 후반 6분 무릎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엄지성이 빠진 자리에 배준호가 나섰다.
최전방 주민규 대신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오현규도 출전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존재감을 뽐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 | 오현규. 사진=뉴시스 |
특히 오현규가 빛났다.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배준호가 전진하며 내준 짧은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벗긴 뒤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를 뒤흔든 결과였다.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슈팅을 때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배준호는 완벽한 조연을 자처했다.
오현규 골 도움에 더불어 간결하고 깔끔한 패스가 눈에 띄었다.
패스 성공률 100%(29/29)를 자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로부터 평점 7.5를 받았다.
젊은피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2선에서 중앙과 전방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수행한 결과다.
홍 감독은 젊은 피 수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현안 질의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홍 감독은 애초 유럽 출장을 계획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은 몇 년 후 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며 면담을 통해서 미래 방향성에 대해서도 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날 엄지성, 배준호, 오현규의 활약으로 손흥민의 공백을 100% 메웠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건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 없는 어려운 위기 속에서 활력소 역할을 충분히 했고, 결과에도 기여했다.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한 경기력이었다.
세대교체 가능성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전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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