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는 올 시즌 어둡게 출발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외야수 나성범(KIA)이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났다.
내야수 박민우와 외야수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급 야수들이 스프링캠프는 물론 개막전 엔트리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 관련 징계로 정규시즌 약 한 달을 건너뛰어야만 했다.
같은 기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새 얼굴을 라인업에 채워 버텨보려 했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컸다.
“기대한다”고 하면서도 현실적인 기대치는 ‘버티는 기간’이 최선이었다.
구름이 걷힐 만한 시점에 또 한 차례 비가 내렸다.
세 명이 복귀하기 하루 전날 한규식 전 수비코치와 용덕한 전 배터리코치가 새벽 술자리 주먹다툼을 벌였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도 NC에게는 사치였다.
이동욱 전 감독이 팀을 떠났다.
계약해지에 가려졌지만 자진 사퇴에 가까웠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이 전 감독은 물론 구단 역시 불명예스러운 일이었다.
이후 팀은 더 난장판이 됐다.
매일 치러야 하는 경기를 앞두고 프런트와 선수단은 서로 눈치를 살피느라 바빴다.
코칭스태프 역시 경기에 집중하는 척하면서도 주변을 돌아봐야만 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도리어 더 큰 부메랑으로 날아올까 하는 우려도 컸다.
비시즌 164억원을 투자해 가을야구를 목표로 삼았던 NC에게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이었다.
강인권 수석코치가 대행으로서 지휘봉을 잡은 뒤 먹구름이 조금씩 걷혔다.
팀이 안정을 찾았고, 구성원들은 적어도 ‘팀’이라는 교집합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타선에 비해 약했던 마운드가 힘이 생기자 NC는 다시 이기는 맛으로 여름을 보냈다.
정규시즌 종료 한 달을 남긴 시점부터는 KIA와 5위 싸움까지 벌였다.
정규시즌 막판 3연전서 사실상 승패가 갈렸으나 NC의 약진은 상위권 팀들도 “대단하다”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구단은 아직 새 감독을 선임하지 않았다.
강인권 대행의 승격이 유력하다는 평가지만 최종 발표 전까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새 감독이 팀에 합류해 선수단 면면을 파악하고, 내부 FA 자원 8명과 협상을 진행하고,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걸 고려하면 먹구름은 아직 걷히지 않았다.
그래도 후반기 순위싸움서 남긴 희망의 빛은 아직 NC를 비추고 있다.
내일의 태양은 뜨기 마련이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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