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학 전공 후 장애인 취업 돕는 복지 업무
“밝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 사람”
“동진아, 지금까지 힘든 일도 즐거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엄마하고 같이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재미있게 지내. 이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 사랑해. 아들.”
하늘로 떠난 아들 이동진(28)씨에게 그의 아버지는 이같이 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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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하늘로 떠난 이동진(28)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이씨는 5월8일 어버이날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잠든 상태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이씨는 뇌사상태에 이르렀고 가족의 동의로 심장, 신장(양측)의 장기를 기증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가족들은 이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기를 원했고, 다른 생명을 살리고 그 몸속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외아들로 태어난 이씨는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안구에서 암이 발견돼 4년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2살 때 시력을 잃어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병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중학교 2학년 시절엔 어머니가 심장 판막 수술 후 돌아가시며 시각장애인 아버지가 홀로 이씨를 키웠다.
이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장애인들 취업에 도움을 주는 업무와 아버지와 함께 안마사 일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특히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 취업을 돕는 복지 업무를 하며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눈이 안 보여 많은 것들을 할 수 없었음에도, 잘 웃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이동진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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