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에서 무력 충돌을 빚고 있는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의 휴양 도시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그들(이란)은 대화를 원하지만, 더 일찍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양측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상황이지만, 이란이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필요한 상황과 관련한 질문엔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확전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아랍 중재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적대 행위 중단과 핵 프로그램 관련 대화에 나설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이란의 대화 의사 타진은 이스라엘이 이란 영공 대부분을 장악하고, 이란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관련 주요 시설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면서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에 60일 기한의 핵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스라엘은 이 협상 시한이 끝난 지 하루 뒤인 지난 13일 이란을 전격 공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G7 회의체 참여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중국의 G7 참여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쁜 생각은 아니다"라며 "그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중국의 G7 정식 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인지, G7 회의에 옵서버로 초청하는 데 개의치 않는다는 취지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를 G8에서 방출하고 지금의 G7 형태가 된 것과 관련해 "매우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제외한 조치가 "인생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러시아를 G8에서 방출하지 않았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 발표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G7 정상들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면서 회의 초반부터 미국과 다른 국가 간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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