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사회뉴스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고산 적응에만 두달 걸리는데…가스 마시고 나흘만에 에베레스트 등정, 논쟁 격화

영국 등반가 4명이 제논(Xenon) 가스를 흡입하고 에베레스트 등정을 나흘 만에 끝내자 약물 사용의 적절성과 등반 윤리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일고 있다.
28일 연합뉴스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영국 전직 특수부대원 4명이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필수 코스인 고산 적응 훈련 과정 없이 나흘 만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에베레스트 등 고산에 오르려는 등반가는 정상에 오르기 전 에베레스트의 극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에베레스트 근처 베이스캠프에 머물며 베이스캠프와 베이스캠프보다 높은 고도의 지점을 오가며 최소 6~8주 고산 환경 적응 기간을 거친다.
'죽음의 지대'로 불리는 고도 8000m 이상에서는 산소 농도가 해수면의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원정대는 이런 고산 환경 적응 기간을 거치지 않았다.
이들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오후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등반을 시작해 21일 아침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착했다.
약 4일 18시간이 걸렸다.
이 가운데, 영국 원정대는 등반 2주 전 독일의 한 병원에서 제논 가스를 흡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산 환경에 적응하는 데 제논가스가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무색무취의 가스인 제논 가스는 과학계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 생성을 증가시켜 적혈구 수를 늘리고 산소 운반 능력을 향상한다는 주장이 있다.
다만, 학계에서는 제논 가스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자가 투약 또는 과다 복용 시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상태다.


국제등반산악연맹도 지난 1월 제논 흡입이 등반 성능을 향상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부적절한 사용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가운데, 제논을 사용한 초고속 에베레스트 등반은 산악인 내부 논란에 불을 지피고 네팔 정부의 심기도 건드린 상태다.
히말 가우탐 네팔 관광청장은 "제논을 사용하는 것은 등반 윤리에 어긋난다"면서 이는 등반가의 체류 시간을 줄여 셰르파(등반 안내인)에게 피해를 주는 등 네팔 관광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 정부는 영국 등반가들의 제논 사용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저산소 상태에서의 인체 반응을 연구해 온 등반가 휴 몽고메리는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빨리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생각이냐"면서 제논 이용은 에베레스트 등정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고 강조했다.
여러 논란에도 영국 등반가들의 이번 제논 사용을 도운 등반가 루카스 푸르텐바흐는 내년부터 제논을 이용한 2주짜리 에베레스트 등반 여행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공유버튼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