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빅4' 회계법인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커리어를 쌓던 30대 여성이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고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택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유튜브 채널 '나는 사장님'에 업로드 된 영상 '연봉 1억 회계사 그만두고 화장실 청소하는 이유'를 통해 소개된 이윤재(31) 씨는 일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며 뛰어난 성적을 유지, 대학교 3학년 때 일본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7년간 회계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10월 퇴사했다.
이 씨는 회계사라는 직업을 원래 꿈꿨던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아프셔서, 전문직에 종사하면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내내 "특별하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는 그는 회계법인에 입사하며 평범한 회계사 중 한 명이 된 자신을 발견하고 회의가 들었다고 고백했다.
고등학교 친구의 "너는 조금 더 특별한 삶을 살 줄 알았다"는 말은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과거 자신이 적어두었던 '살고 싶은 삶의 모습'에 관한 일기를 다시 읽게 되면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는 "일기에 아침에는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는 산책 후 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며 "회계법인에서는 그런 삶과는 정반대로 살았다"고 말했다.
결국 연봉 1억 원의 회계사 직업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한 이 씨는 "경제적인 부분과 커리어를 포기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원치 않는 삶을 살면 20~30년 후에 후회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고 말했다.
퇴사 후 화장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비참함을 느낄까 걱정했지만, "전혀 비참하지 않고 오히려 회계사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씨는 화장실 청소를 직업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라이프 코칭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원 아르바이트와 라이프 코치로서의 삶을 병행하고 있는 이 씨는 "한국 사회에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자신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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