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북대서양 심해에서 폭발한 잠수정 타이탄의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담긴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2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전날 미국 해안경비대 해양조사위원회가 타이탄의 폭발음이 지원 선박에 도달하는 순간이 담긴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이 잠수정을 만들고 탐사를 주도한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의 부인 웬디 러시가 등장한다.
웬디의 남편인 스톡턴 러시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 5명 가운데 하나다.

공개된 영상 촬영 당시 웬디는 사고 지점 인근에서 지원 선박에 탑승해 타이탄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이때 그는 자동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와 비슷한 뭔가 깨지는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이 소리를 들은 웬디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돌아보며 "그 폭발음은 뭐였지?"라고 물었다.
이 시점에 타이탄은 해저로 하강한 지 약 90분이 지나 수심 약 3300m 지점에 도달해 있었다.
웬디가 들은 '쾅' 소리는 잠수정이 폭발하는 순간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잠시 후 지원 선박에 있던 승무원들은 타이탄으로부터 추 두 개를 떨어뜨렸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메시지는 수신 시점에 잠수정이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로드아일랜드 대학교 해양학 대학원의 크리스 로먼 교수는 CNN에 "이 메시지는 폭발 직전에 전송되었을 수 있지만, 지연으로 인해 지원 선박이 나중에야 볼 수 있었다"라면서 "물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모든 시스템에는 신호 타이밍이나 처리 방법과 관련한 고유한 버퍼링이나 지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사고 조사 결과, 해당 메시지를 받은 지 6초 후에 지원 선박은 잠수정과의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타이탄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오지 않자 이 잠수함을 찾기 위해 국제적인 수색 작업이 시작됐다.
당국은 며칠 후 타이태닉호의 잔해로부터 수백 야드 떨어진 북대서양 해저에서 타이탄의 잔해를 발견했다.
타이탄은 1912년 4월15일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관광을 위해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탑승자 5명은 모두 사망했는데, 이들은 러시와 파키스탄계 사업가 샤흐자다 다우드와 그의 19세 난 아들 술레만, 영국 억만장자 하미쉬 하딩, 프랑스 다이버 폴 앙리 나르제올레였다.
타이탄은 탄소섬유와 티타늄으로 만든 길이 6.7m의 특수 잠수정이다.
폭발 사고 이후 잠수정 운영사인 오션게이트가 타이탄의 내구성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해저 관광을 실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탑승객들은 1인당 25만 달러(약 3억4200만원)를 내고 이 잠수정에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이 사고를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BBC·넷플릭스 각각 제작) 공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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