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前 총리 시절에는 ‘남녀 동수 내각’
독일 새 내각을 놓고 성비(性比) 불균형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임 총리가 ‘여성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으로 구성된 연립정부는 이달 초 출범했으며 총리·부총리·총리실장 등을 비롯한 18명의 내각 구성원 중 남성이 10명, 여성은 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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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방문해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
그는 “메르츠 총리는 여성을 신뢰하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메르츠 총리는 여성과 함께 일하는 것을 즐긴다”고 답변했다.
이어 “메르츠 총리에게는 부인과 딸들이 있다”며 “정부에선 많은 여성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각 구성원 18명 중 여성이 8명인 만큼 ‘불균형이란 표현은 지나치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이는 메르츠의 전임자인 올라프 숄츠 전 총리가 2022년 내각을 출범시킬 당시 남녀 숫자를 똑같이 맞춘 것 때문이다.
당시 숄츠는 “독일 최초로 ‘남녀 동수’ 내각의 출범을 실현시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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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프린 독일 교육·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 보수 색채가 짙은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내각에 참여하고 있다. 독일 정부 홈페이지 |
여성 장관 8명 중 절반인 4명이 CDU·CSU 연합 소속이고 나머지 4명은 SPD 당원이다.
CDU·CSU 연합이 원내 1당으로 의석수가 SPD보다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하면 보수 색채가 짙은 CDU·CSU 연합이 여성 인재의 등용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들을 만하다.
메르츠 총리를 직접 보좌하는 총리실의 경우 성비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 고위직 대부분이 남성이다.
CDU 소속의 여성 의원인 카린 프린 교육·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은 dpa와의 인터뷰에서 CDU가 여성 친화적으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린 장관은 “평등을 책임지는 여성 담당 부처 장관으로서 ‘평등은 여전히 목표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들이 정부는 물론 CDU 내부에서도 더 목소리를 높여 여성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며 “특히 당 의장, 사무총장 등 중요한 당직을 맡기 위해 여성들이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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