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하버드대의 외국인 학생 등록을 차단하면서 하버드에 재학 중인 벨기에 공주까지 학교를 떠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의회 매체 더 힐, 폴리티코와 영국 가디언 등은 차기 벨기에 국왕으로 꼽히는 엘리자베트(23) 공주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 때문에 미국에 있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필리프 벨기에 국왕과 마틸드 왕비 사이의 장녀인 엘리자베트 공주는 벨기에 왕위 승계 서열 1위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역사와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 석사 과정 2년 중 1년을 마쳤다.
벨기에 왕실은 하버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로르 반도른 왕실 대변인은 "이번 일의 파급이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더 분명해질 것이니 현재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에 대해 외국인 학생을 등록받을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이례적 조처를 내렸다.
반(反)유대주의 근절 수용 등 교육정책 변경 요구를 거부했으며, 캠퍼스 내에서 중국 공산당과 협력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가 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면서 학생 및 교환 방문자 프로그램(Student and Exchange Visitor Program·SEVP) 인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노엄 DHS 장관은 따라 하버드에 재학 중인 외국 유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전학하지 않을 경우 미국 체류 자격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하버드대는 정부의 결정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매사추세츠주 연방 지방법원이 하루 만에 이를 받아들이면서 정부의 SEVP 인증 취소는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정부 조치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 및 적법 절차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법원은 오는 29일 정부 조치를 장기적으로 중단할지 여부를 심리할 예정이다.
하버드대는 이번 조치로 유학생 비자(F-1)와 교환 방문자 비자(J-1)를 보유한 하버드대 구성원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성명을 통해 "국제학생이 없다면 하버드는 하버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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