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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열심히 하던 아빠가 갑자기 운동도 안해요” [건강+]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1-29 06:00:00
명절 기간 부모님 건강 체크

명절 연휴 기간 부모님을 만난 자녀들은 공통적으로 “부모님이 예전같지 않으시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노화의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 부모님의 모습 중 일부는 치료가 가능한, 최소한 악화를 늦출 수 있는 질병들이 있다.
문제는 자녀가 명절 연휴 기간에 하루, 이틀 머무르면서 이를 알아내기란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노화 현상이나 ‘조금 변했다’로 치부되기 쉬운 부모님의 모습 중 질병의 단초가 되는 중요한 증상에 대해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철민 교수.
◆운동 열심히 하던 아빠가 운동도 끊었다면… 우울증

나이가 들면 신체 능력은 떨어지고, 왕성하던 사회활동도 줄어들면서 사회적 관계도 줄어든다.
여기에 은퇴와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 자식과의 불화, 빈곤 등 다양한 불행이 들이닥친다.
이런 이유로 △잠이 오지 않거나 △입맛이 없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만사가 귀찮다는 말을 많이 한다면 ‘노년기 우울증’ 가능성이 높다.


노년기 우울증은 젊은 사람에 비해 두통이나 복통, 소화불량 등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고도 한다.
그러나 막상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어 ‘꾀병’이라는 오해도 많이 받는다.

신철민 교수는 “무기력, 귀찮음 등의 증상으로 인해 고령층이 운동도 그만두는 등 건강관리에 소홀해져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악화해 입원과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년기 우울증의 경우, 마음이 아픈데 원인을 몸에서 찾다가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신 교수의 환자 중 한 80대 남성은 허리가 아파서 수개월간 누워서만 지냈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지만, 원인이 허리라고 생각한 가족들은 1년 이상 다양한 병원을 물색해 허리 치료를 받게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복용하는 약만 늘어서 변비가 생기도 속도 쓰려 힘들어하다가 결국 신 교수를 만나게 됐다.
우울증 치료를 받은 이후 환자는 현재 귀가해 주간보호센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노인 우울증은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활동이 줄어들고 사회참여도 감소하면서도 외로움이 커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

신교수는 “사람을 만나거나 취미생활이나 종교활동 등 사회적 활동을 꾸준히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음주, 흡연을 피할 것을 권했다.
또 이 과정에서 가족들이 부모님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응원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울증 약, 증상 좋아지면 끊어요

신 교수는 노인 우울증과 관련해 부정적인 말들이 치료를 가로막는다고 강조했다.
‘노인이 되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늙어서 우울한 것인데 치료받는다고 달라지겠냐’ ‘우울증 약을 오래 먹으면 치매에 걸린다’ 등의 잘못된 인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노인우울증은 잘 치료되는 정신과 질환 중에 하나”라며 “우울증에 걸린다는 것 자체가 신경의 취약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서, 특히 노년기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서 치매의 발병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우울증에 걸린 노인에서 치매 발병이 많은 것이지, 우울증약이 치매를 많이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해줘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없애고 즐거운 생각을 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환자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도 필요하다.
만약 환자가 자살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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