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가 그래픽처리장치(GPU) 만으로 고성능의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테크 산업계 일각에선 이런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딥시크가 최신 GPU를 대량으로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게재했다.
머스크 CEO는 27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계정에 딥시크가 엔비디아 H100 GPU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공유했다. H100은 현시점 엔비디아의 최신 세대 데이터센터 GPU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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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가 공유한 게시글은 AI 데이터 기업인 '스케일AI'를 창업한 알렉산더 왕 CEO의 최근 인터뷰 내용을 옮겨적은 것이다. 글 게시자는 왕 CEO의 해당 인터뷰 발언을 인용하며 "딥시크는 약 5만개의 H100 GPU를 보유했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때문에 이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해당 글에 대해 "분명히(Obviously)"라는 댓글을 달아 이런 의혹에 동조한다는 취지의 뜻을 표했다.
앞서 딥시크는 모델을 공개하며 발간한 기술보고서에서 AI 모델을 훈련하는데 엔비디아제 H800 GPU 2048개로 이뤄진 클러스터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H800은 대중 수출 통제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으로 성능을 제약한 저가 GPU이며, H100보다 훨씬 저렴하다.
미국의 선두 AI 기업들은 최신예 GPU 수만개를 이용해 모델을 훈련해 왔기 때문에, 딥시크는 공개 이후 테크 산업은 물론 유가증권시장에까지 거대한 파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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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딥시크가 실제론 훨씬 많은 GPU를 보유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머스크 CEO처럼 왕 CEO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한 개빈 베이커 아트레이드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엑스에 "흥미로운 분석이며,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라며 "(딥시크는) 기술 문서에서 600만달러(약 86억원)를 지출했다고 하지만, 여기엔 아키텍처, 알고리즘, 데이터 관련 선행 연구와 실험 비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실에서 이미 수억달러를 이전 연구에 지출했고, 훨씬 더 큰 (GPU) 클러스터에 접근해 모델을 훈련했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라며 "딥시크는 분명 H800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비디아 매출 중 약 20%는 싱가포르"라며 "엔비디아의 전체 GPU 판매량 중 20%가 전부 싱가포르로 가지는 않을 거다"라고도 지적했다. 일부 중국 업체가 미국 수출 규제를 우회해 GPU를 매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