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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해방시켰지만 80주년 행사에 초청 못 받은 러시아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1-27 17:28:30
2005년 60주년 행사엔 함께한 푸틴
우크라 침공 따른 국제사회 제재 탓
초청 못 받고 ‘소련軍 희생’만 부각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달한 1945년 1월27일 소련(현 러시아) 붉은 군대(Red Army)가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점령하고 수감자들의 목숨을 구했다.
오늘날 폴란드 영토에 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유대인 학살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다.
2차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러시아는 정작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80주년 기념 행사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탓이다.

2005년 1월27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60주년을 맞아 폴란드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오른쪽). 푸틴 왼쪽은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다.
게티이미지 제공
2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오늘날 러시아는 ‘홀로코스트’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은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통이 2차대전을 일으킨 1939년부터 히틀러 정권이 몰락한 1945년까지 나치 독일에 의한 약 600만명의 유대인 대학살을 홀로코스트라고 부르며 추모한다.
반면 러시아에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없다.
2024년 1월27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민간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가 세워지긴 했다.
하지만 그 명칭은 홀로코스트 기념비가 아니고 ‘나치 학살에 희생된 소련 민간인을 기리는 기념비’다.
홀로코스트의 최대 피해자가 유대인이란 역사적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기념비 제막에 맞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치의 목표는 우리나라(러시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영토를 차지하고 대다수 시민을 박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2차대전 당시 유대인 대학살에 관한 언급은 생략한 채 군인과 민간인을 더해 270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은 소련의 피해만 부각한 것이다.

러시아가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60주년이던 2005년 1월27일 푸틴은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연설에서 “나치는 유대인 대학살 계획 실현을 위한 장소로 폴란드를 선택했다”며 “홀로코스트는 유대인들만의 비극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도 했다.

2005년 1월27일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해방시킨 직후 소련 군의관이 수용소 생존자들을 진료하는 모습. 올해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80주년이다.
게티이미지 제공
하지만 10년 뒤인 2015년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 기념 행사에 푸틴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해 전인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름(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을 개시했고 두 나라 간에는 3년 가까이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행동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한 서방 등 국제사회가 2차대전 관련 각종 행사에 푸틴을 초청할 명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외신은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홀로코스트를 대하는 러시아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러시아가 2차대전 전승국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등을 통해 유대인 인권 옹호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러시아가 나치 독일과의 전쟁에서 자국이 겪은 엄청난 손실만 언급하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부각함으로써 같은 2차대전 승전국인 미국, 영국 등이 주도하는 지금의 국제질서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유대인 일부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유대인 공동체의 한 관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해방시킨 것이 바로 소련군이란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를 아우슈비츠 해방 80주년 기념 행사에 초대하지 않은 처사는 2차대전 승리에 기여한 러시아의 공로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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