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감염병 비상…‘HMPV’ 올해 주요 유행 감염병으로 꼽혀
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올해 가장 우려되는 감염병으로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를 지목했다.
HMPV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에게 주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 | 서울 한 병원에 소아과 진료를 보기 위해 부모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 HMPV 검출 사례가 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급격한 확산이나 특이 동향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5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감염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20곳 회원 병원 대표원장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에서는 HMPV가 올해 소아 감염병 중 가장 유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응답자 43명 중 38명(85%)은 올해 소아감염병 확산을 우려하며, 이 중 46%는 지난해 대비 감염병 발생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HMPV는 13명(30%)의 응답을 얻어 가장 우려되는 감염병으로 꼽혔고, 뒤이어 독감(13%), 마이코플라즈마(12%), 아데노바이러스(9%) 등이 지목됐다.
HMPV는 호흡기 비말이나 감염자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며,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이 있다.
심각할 경우 폐렴과 같은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중국에서 HMPV가 유행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 국내 확산도 우려된다”며 “다만 독감이나 마이코플라즈마 감염증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올해 중점 과제로 ‘소아감염병 타파’를 선정하며,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소아·청소년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소아 감염병 증가를 땜질식으로 대응하는 것을 멈추고,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위중증 소아 환자를 신속히 이송할 의료기관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 네트워크 시범사업 확대와 발열클리닉 홍보 강화 등을 요구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HMPV 확산 우려에 대해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라며 “국내에서는 아직 큰 유행이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10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소아과에 호흡기 질환 환자 증감 추이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한편 서울시는 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설 연휴를 앞두고 ‘마스크 자율착용 실천 캠페인’을 2주간(13~27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캠페인에는 건강·의료 명예시장인 남궁인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남궁인 명예시장은 캠페인 음성 메시지에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이 호흡기 질환 확산 방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음성 캠페인은 버스, 지하철, 라디오 등을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독감 확산을 막기 위해 각 자치구에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설 연휴를 독감 유행 방지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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