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후 틱톡의 미 사업 매각 과정에서 '브로커'로 활용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틱톡은 중국 당국이 머스크 CEO에게 틱톡을 매각하는 방안을 잠재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기사에 "완전한 허구"라고 일축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이른바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머스크 CEO를 브로커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상원을 통과한 틱톡 금지법은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소식통은 "중국 당국자들은 머스크가 틱톡 플랫폼의 강제 폐쇄를 막을 수 있도록 거래를 중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측근인 머스크 CEO가 틱톡 미국 사업을 금지하지 않도록 트럼프 당선인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해 4월 "개인적으로 틱톡은 미국에서 금지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와 상충하며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도 맞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이러한 논의가 "매우 초기이며 브레인스토밍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틱톡과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여전히 법적 소송을 통해 미국의 매각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틱톡이 미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은 1,2심 모두 패소했고, 대법원의 법 시행 중단 가처분 인용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틱톡의 미국 사업을 머스크 CEO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가 소유한 엑스(X·옛 트위터)가 틱톡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양측이 공동 경영에 나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직후 틱톡 측은 "완전한 허구"라며 해당 보도를 일축했으나, 중국으로선 머스크 CEO를 창구 삼아 트럼프 당선인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내려할 것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FT 역시 머스크 CEO가 지난 4월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2인자인 리창 총리 등과 회담한 사실을 언급하며 "중국 당국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틱톡 매각을 중개하기에 좋은 위치"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가 운영하는 테슬라는 중국에서 상하이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판매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가 머스크 CEO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틱톡 금지법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전날인 19일 시행된다.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임기 중 틱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대법원에 금지 기한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틱톡 미국 사업부의 가치는 400억~5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