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들 “어머니뻘 되는 분이 숙박업소서 거주 중”
춘천시 “설 연휴 전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부분 선조치”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 문주 앞에서 시공사가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으로 차량 출입을 막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
강원도 춘천의 한 신축아파트 문주가 덤프트럭과 굴삭기로 가로막히며 혹한의 날씨에 춘천 시민들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사 혜림건설은 지난 10일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 모아엘가비스타 아파트 입구인 문주 앞을 덤프트럭으로 막고 용역 경비 인력을 배치했다.
그러면서 잔금을 납부하고 이사를 오려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열쇠를 내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나아가 굴착기와 경비인력까지 배치한 혜림건설은 입주한 주민들과도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시공사인 혜림건설이 이런 행동에 나선 것은 시행사인 엠에스 글로벌과의 이권 다툼인 것으로 분석된다.
혜림건설은 시행사인 엠에스 글로벌에 “녹색인증, 암발파, 마감상향 등 작업과 건축자재값 상승으로 공사 기간 추가로 들어간 비용 315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며 계약 변경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시행사 측에서는 “시공사와 최초 계약한 공사대금은 모두 지불한 상태”라며 “비용을 추가로 청구하면서 사유 등 자세한 내역을 설명하지 않고 실비만 보전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협의가 안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행사 측에서는 “시공사 유치권 행사로 입주하지 못하는 이사 예약 세대에 한해 숙박비, 식대 등을 지급한다는 지급이행각서를 작성하고, 입주자들에 이를 공증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입주예정자들 뿐이다.
 | 13일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민간 임대 아파트 문주 앞에서 시공사가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으로 차량 출입을 막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
엄태현 모아엘가비스타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어머니뻘 되는 분은 현재 숙박업소에서 지내고 계시고, 어떤 분은 배 속에 아기와 두 돌 지난 아이도 있어 도저히 숙박업소에서 생활할 수 없다는 판단에 어쩔 수 없이 위약금을 물고 원래 살던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춘천시에 “지금 당장 입주를 못 하는 분들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춘천시는 중재하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입주민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최우선으로 설 연휴 전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조치하겠다”며 “법률적 검토나 유사 사례 점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불확실성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이 매듭을 풀도록 시장으로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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