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판결로 50년 만에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라야 했던 남성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다시 원래의 성과 본을 찾게 됐다.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은 A씨에게 “성과 본을 기존의 성과 본으로 변경할 것을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 | 사진=연합뉴스 |
A씨는 아버지 김씨와 어머니 이씨를 사이에 태어난 친생자로 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했다.
하지만 A씨와 아버지인 김씨 사이의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사건에서 두 사람은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선고됐다.
이 판결로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는 폐쇄됐다.
이 과정에서 ‘부를 알 수 없는 자는 모의 성과 본을 따른다’는 민법 제781조 제3항에 따라 A씨는 어머니 이씨의 성과 본을 따라 가족관계등록부를 창설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50년이 넘는 세월을 김씨 성로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어머니의 성인 이씨로 변경돼 일상생활에서 혼란을 겪게 됐다.
A씨는 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은 A씨를 대리해 기존의 성과 본으로 다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는 심판을 청구했다.
공단은 A씨의 성과 본이 갑자기 바뀌어 금융기관 등 변경 작업에 따른 불편이 예상되는 점과 기존에 지급받던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무엇보다도 50년 이상 맺어온 수많은 사회적 관계유지에 어려움이 있고 A씨 자녀들의 성과 본까지 함께 변경돼 피해를 주고 있는 점을 소명했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이민우 변호사는 “아버지와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판결로 수많은 성과 본으로 강제적으로 변경돼 개인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인격권이 침해받는 사례가 많다”면서 “법률구조제도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권리 보호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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