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운전 7중 추돌 사고 낸 20대 여성,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 주장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면허 상태로 약물 운전을 해 7중 추돌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무면허 상태로 약물 운전을 해 7중 추돌 사고를 낸 20대 김모씨 측이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연합뉴스 |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김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에 대해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사고 당시 김씨가 약물 복용으로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정신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한 변호인은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신감정에는 약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재판은 결과가 나온 뒤에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법정에서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자, 김씨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약물 운전으로 8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고 당시 김씨는 향정신성 신경안정제인 클로나제팜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최초 송치 당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약물 운전에 따른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변경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에서도 김씨의 혈액에서 정신과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됐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2일 오후 1시 42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 사거리에서 강남역 12번 출구 방향 테헤란로까지 차량 6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후 역주행하며 오토바이 1대와 충돌해 총 8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 지난해 11월 2일 오후 1시 39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사거리에서 강남역 12번 출구로 향하는 테헤란로에서 20대 여성 A씨가 운전하던 차가 차량 7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연합뉴스 |
특히 김씨는 사고 전 같은 날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유아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총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씨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면 재판이 재개될 예정이다.
그는 피해자들과의 합의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으나, 다수의 피해와 약물 운전의 심각성으로 인해 중형 선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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