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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칼까지 등장… 더 극렬해진 尹탄핵 찬반집회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1-12 19:08:58

2차 체포영장 집행 코앞… 긴장고조
주말 광화문·한남동 관저 운집
바리케이드 사이로 고성·삿대질
50대 남성 “野 대표 왜 욕하나”
흉기 휘둘러 경찰에 현장 체포
2030·여야 정치인 날로 가세
조국 커피차·황교안 尹 옹호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주말 내내 서울 도심에선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연일 이어진 강추위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선 탄핵 찬반 단체와 정치권 인사들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는 수사기관과 이를 막으려는 대통령경호처를 압박하기 위한 세 결집에 나서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왼쪽)를 같은시간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탄핵 찬성과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오른쪽)를 하고 있다.
뉴스1

12일 한남동 루터교회 앞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4개 차로를 차지한 채 대규모 주말예배를 진행했다.
이어 오후 1시30분부터는 신자유연대 주최로 탄핵 기각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려 탄핵을 막자” “빨갱이 이재명 구속” 등 구호를 외쳤다.

탄핵 찬성 측인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인근인 일신빌딩 앞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조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탄핵 찬성과 반대 측이 서로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을 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25분쯤 50대 중반 남성 A씨가 입장을 달리하는 집회 참가자와 다투다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진보 측 집회 참가자인 A씨는 야당 대표를 욕하는 소리에 격분해 주머니에 있던 문구용 커터칼을 꺼내 휘두른 혐의(특수협박)를 받는다.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지난 11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전날에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광화문에서 범시민총궐기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했다.
광화문 앞 세종대로와 사직로를 가득 메운 1만5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파면’, ‘윤석열을 구속하라’ 등이 적힌 팻말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가한 이모(65)씨는 “보수층이 집결하니까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대통령의 행태가 우려스럽다”며 “상식과 법치가 배제된 극우의 언어가 광장에서 울리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고 비판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광장의 남쪽에선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이 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작한 집회에 3만2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한데 모이면서 경찰은 광화문부터 대한문까지의 차로를 개방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가 장기화할수록 2030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나눠주던 A(22·여성)씨는 “이대로는 나라가 무너질 것 같아서 3일부터 매일 관저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경기 수원에서 여자친구와 온 김상현(29)씨는 “주변 인식 때문에 조심스러웠는데 막상 오니 젊은층이 많은 것 같다”면서 “그라운드C, 신남성연대 같은 유튜브 채널을 많이 보는데 기성 언론 매체가 너무 편향된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은박 담요를 덮은 진보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인들도 집회에서 세 결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전현희·이수진·박주민 의원 등은 비상행동의 집회에 참가했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영치금으로 집회 참가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커피차를 운영했다.
한남동 집회에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입장을 대변해온 석동현 변호사 등이 참가했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은 관저 정문을 향하는 입구에 모여 윤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고 소리쳤다.
이정한·이규희·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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