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혼신고서 냈다면 못 받아”
 |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협의 이혼 중 남편이 다른 여성을 만나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여성이 위자료를 받길 원한다며 상담에 나섰다.
전문가는 “이혼 철회를 하거나 남편이 이혼신고서를 제출했다면 받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상대가 이혼과 동시에 다른 이성을 만나는 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혼이 성립됐다면 남이란 얘기다.
앞선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여성 A씨는 20년간 결혼 생활하며 가부장적인 남편 B씨로부터 폭언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지난 세월 아이들을 위해 참고 지냈으나 최근 협의 이혼을 결정했다는 그는 남편 B씨 명의의 아파트 두 채를 각각 하나씩 나눠 갖기로 했다.
그런데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
A씨는 술에 취해 잠든 B씨 휴대전화에서 '사랑둥이'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온 것을 보게 됐고, A씨가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한 여성이 '자기야 언제 와'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이들은 당시 아파트 명의를 이전하기 전이라 같은 집에서 살며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A씨는 통화 목록을 보고 남편이 오래전부터 여성과 연락한 것을 알게 됐다.
즉 이혼 전부터 외도를 한 것이다.
B씨는 A씨 추궁에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되레 자신은 협의이혼하기로 했으니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재산분할도 공증을 마쳤기 때문에 이혼 소송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A씨는 "돌이켜 생각해보니 최근 남편과 급격하게 사이가 안 좋아진 게 그 여자 때문인 것 같고 내가 왜 이혼을 해줘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재산 분할도 더 받고 위자료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 말처럼 이미 이혼하기로 했기 때문에 위자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이냐면서 ”재판상 이혼을 하면 재산분할을 더 받을 수 있는지 아니면 소송비만 낭비하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 사연에 대해 정두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협의이혼을 하기로 하면서 재산분할까지 마쳤더라도 이혼 의사가 없어진 경우라면 가정법원에서 이혼 의사를 확인받기 전까지 협의이혼의사확인을 취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았더라도 이혼 의사가 없어졌다면, 관련 행정기관이 이혼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이혼신고서 수리 전 이혼의사확인서 등본을 첨부해 이혼의사철회서를 시청, 읍·면사무소에 제출하면 이혼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
다만 남편이 이혼신고서를 먼저 냈다면 이혼이 이미 성립됐기 때문에 철회서 제출 시에도 철회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협의이혼이 결렬된 이상 재판상 이혼에서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산분할 대상의 규모와 기여도를 고려해서 재판상 이혼을 통한 재산분할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위자료에 대해서는 "상간 소송이나 이혼 시 위자료는 대체로 3000만원을 넘지 않고 협의하는 경우 위자료를 아예 안 주거나 아니면 오히려 소송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위자료를 더 많이 줄 수 있기 때문에 위자료도 재산분할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통화내역을 확보해 남편이 오랫동안 외도한 것으로 남편의 외도 시작 시기를 특정하고, 그 무렵에 남편과 혼인 관계가 파탄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입증해 상간녀와 남편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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