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틀어놓은 욕조에 3살 딸을 둔 채 외출해 숨지게 한 친아버지가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6단독(조현선 부장판사)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8월 1일 오후 4시 26분께 자신이 거주하는 청주시 오송읍 한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B양(3)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화장실 욕조에서 물놀이 중인 B양과 쌍둥이 언니 C양을 두고 인근 편의점으로 외출했다. 그가 편의점에서 커피, 담배 등을 사는 동안 약 17분이 흘렀고, 그 사이 욕조의 물 높이는 점점 높아졌다.
이후 A씨가 귀가했을 때 B양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B양은 즉각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B양은 희소 질환을 앓는 아동이었으며, 지적·지체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는 어른의 절대적인 보호가 필요한 장애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도 "자책하며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배우자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