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는 누구
자전적 소설 ‘힐빌리의 노래’로
백인 저소득층 강력 지지 얻어
“강경·중도파 포섭할 능력 갖춰”
‘흙수저’와 ‘개천에서 난 용’.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에게 가장 많이 붙는 수식어다.
미 남부 산골 촌뜨기에서 기업가, 상원의원을 거쳐 부통령이 된 그의 인생 스토리는 백인 저소득층으로 대표되는 미국 서민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40살인 그는 짧은 정치 경력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러닝메이트로 간택됐고, 강경 트럼프 지지자들과 중도파를 포섭할 수 있는 인물로 급부상하며 공화당의 다음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가운데). AFP연합뉴스 |
부통령 지명 뒤 각종 구설에 휘말렸던 밴스 당선인은 지난달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막말을 쏟아내던 선거운동 초반과 달리 차분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미지 반전에 성공했다.
또 공화당 강경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대선 부정’에 대한 질문들은 회피하면서 보편 관세, 이민 반대 등 보수적 가치는 고수했다.
알리사 그리핀 전 트럼프 행정부 보좌관은 CNN에 “밴스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라며 “온건 공화당원과 극성 트럼프 지지층 모두에게 다가가려는 인물이며 다음 공화당 후계자가 될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에겐 밴스 당선인의 삶 자체가 트럼피즘의 정당성이다.
자전 소설 ‘힐빌리의 슬픈 노래(Hillbilly’s Elegy)’는 미 남부 러스트벨트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그가 엘리트 기업가이자 보수주의자로 거듭나는 과정이 담긴 책이다.
약물 중독자 어머니와 집을 나간 아버지, 그 사이에서 자신을 옳은 길로 인도해 준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백인 노동자들에게 밴스 당선인을 ‘공감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각인시켰다.
민주당 지지층이던 미 남부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자들은 2000년대 중국 등에서 저가의 철강 제품이 들어오면서 대거 실직했고, 보호무역과 반이민주의를 내세운 트럼피즘에 열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대선 당시 강경 자유민주주의자인 마이크 펜스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을 의식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밴스 당선인은 기업 우선주의라는 공화당 전통을 깨고 자유무역·대기업을 악마화하며, 정부 개입도 서슴없이 주장한다.
트럼프를 공개 비판하다 갑자기 돌아선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은 밴스 부통령의 탄생은 공화당에 트럼피즘이 완전히 뿌리내렸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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