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종철 기자]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기간에 다시 병역법을 위반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지방법원 제3-1형사부는 지난달 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병역 브로커를 통해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발급 받아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12월 28일 대구경북지방병무청장 명의의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고지된 날짜로부터 3일 이내에 훈련소에 입영하지 않았고, 이에 병무청은 A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1심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입영 통지에 응하지 않아 다시 병역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의도적인 병역 기피가 아닌 채무 변제 등 생계 유지를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추후 군 복무를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전시근로역으로 처분돼 군복무가 면제된다.
A씨의 경우 원심 판결이 유지되면 앞서 유예된 형량을 더해 총 1년 10개월간 복역하게 되므로 군에 복무할 수 없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가 거액의 빚을 떠안으면서 아내와 함께 어린 자녀를 부양하고 있던 점, 특히 군 복무를 희망하고 있지만 원심형이 유지될 경우 현역 복무가 불가능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항소심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유한) 대륜 김석균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 같은 범죄를 저질러 실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면서도 “어려운 경제적 상황에 대한 입증과 더불어 현역 입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감형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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