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인사말과 기획조정실장의 업무보고가 이어지며 순조로운 정책 국감이 진행되는 듯 했으나 결국 '명태균 논란'으로 충돌이 벌어졌다.
급기야 오 시장을 향해 '깐쪽댄다'는 발언까지 나왔고 정책 질의에 대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오 시장은 "피감기관장이 죄인인가"라며 불만으로 드러냈다.

15일 오전 서울시에서 진행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주장한 오 서울시장과의 관계를 물으며 질문을 시작했다.

이에 오 시장은 "국감장에 어울릴법한 질문은 아니다"며 "그 사안은 국가위임사무도 아니고 국가보조금에 들어가는 사업도 아니고 그걸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답변을 원하시니(발언하겠다)"라고 했다.
명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개입해 단일화를 이끌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일축했다.

특히 윤 의원이 "(명씨가) 대통령 내외를 겁박하는데도 대통령실에서 아무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시장님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적인 발언들이 있다"며 고소할 의향을 묻자 오 시장은 "고소장은 써 놨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분한 답변 시간을 갖지 못하자 윤 의원에게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오 시장은 "피감기관에 불공평하다.
문제 제기한 건 답변 시간을 줘야 공정하다"며 "기관장이 죄인인가. 기관장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 역시 의원들에게 피감기관의 답변 시간을 보장하라고 주의를 줬지만 일부 의원들은 전날 경기도 국감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대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윤 의원의 질문이 '한강'으로 옮겨지며 시작됐다.
윤 의원은 한강버스 운행 노선에서 김포가 빠진 것을 거론하며 '졸속'이라 지적했고 오 시장은 김포가 노선에서 빠진 것은 김포 지역 국회의원이 반대했기 때문이며 "졸속이 아니라 신속"이라고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우리가 시장님 이야기 들으러 왔나"고 지적했고 급기야 이광희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깐족댄다'는 표현을 썼다.
오 시장도 "의원님 표현이 과하시다"를 수차례 언급하며 "제가 지금 깐족댔나"고 되물었다.

장내 소란이 계속되자 신 위원장은 오전 11시 32분께 감사 중지를 선언해 한때 정회되기도 했다.
하지만 11시 55분께 감사가 재개되며 의원들이 정책 질의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