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뒤 배드민턴협회의 문제점을 비판했던 안세영(22)이 두 달 만에 공식 대회 복귀해 눈물을 쏟았다.

9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예선에서 2경기 단식서 승리한 안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졌냐'는 취재진 질문에 울먹거리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안세영은 계속 눈물을 참으며 말을 잇지 못하다 "제 배드민턴을 많이 사랑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복귀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이번 경기는 파리 올림픽 이후 안세영의 첫 공식 경기였다.
경기가 전부터 수많은 팬이 몰렸고, 안세영이 등장할 때 팬들은 "안세영 파이팅"을 연호하며 응원을 보냈다.
안세영은 경기 초반 작은 실수를 보였지만, 서서히 리듬을 찾으며 차분히 경기를 이끌었다.
1세트는 상대 선수인 인천의 심유진의 실수를 유도하며 21-14로 따냈고, 2세트에서는 더욱 압도적인 모습으로 21-9로 마무리했다.
승리를 확정 지은 후에는 팬들에게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두 달 동안 기다렸던 경기를 국내 팬들 앞에서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고, 준비한 대로 잘 풀려서 만족스럽다"며 "올림픽 준비하는 동안 쉬는 시간이 전혀 없었고, 대회가 끝나고 긴 시간 동안 휴식과 준비를 병행하며 잘 쉰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파리 올림픽 우승 직후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와 지원 등 운영상 문제점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특히, 안세영의 비판 이후 김택규 협회장과 협회 내부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며 문체부의 감사를 받는 등 후폭풍을 겪고 있다.

이에 취재진은 '원하는 방향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냐'는 안세영에게 물었고, 그는 "거기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마음을 추스른 안세영은 "많은 팬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발목 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니,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이뤘으니,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도 밝혔다.

한편, 안세영은 지난 파리 대회에서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냈지만, 최근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내줬다.
안세영은 지난 8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 순위에서 10만377점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갔고, 천위페이는 10만1682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안세영은 "제 본 모습으로 배드민턴을 잘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세계 1위에 또 올라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