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동료 광부, 119 구조대, 자원봉사자들, 군부대 관계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에 고립됐다가 221시간 만에 기적처럼 생환해 안동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던 작업조장 광부 박정하(62)씨와 보조작업자 광부 박모씨(56)가 11일 퇴원했다.
지난 4일 밤 입원 이후 일주일만이다.
작업조장 박정하씨는 이날 오전 병원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금 이 자리에 건강한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씨는 "구조된 뒤 처절한 구조 활동 얘기를 들었다"며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고 한 그 진심이 가슴 깊은 곳까지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광산을 비롯한 산업현장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박씨는 "저는 건강한 모습으로 이곳을 나가지만 전국 각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동료 광부들은 아직 어두운 막장에 있다"며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안전 점검과 실태 조사를 통해 광부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있는 광산 근로자들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룩한 산업 전사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달라. 존경한다"면서 집으로 향했다.
보조작업자 광부 박모씨는 이날 퇴원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생사기로에서 건강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구조에 나선 소방관 등 구조대원,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기억을 꺼내고 싶지 않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 동안 제 인생 방향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본다"며 "이 일을 계기로 삶의 가치를, 방향성을 바꿔 봉사할 줄 알고 사람들을 챙기면서 살아야겠다"고 말했다.
박모씨 역시 광산 안전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땅속에 들어가 있는 것부터가 위험하다"며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가 생겨 일하는 조건과 환경이 많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들에서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발생한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지하 190m 지점에서 채굴 작업을 하다가 고립돼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고립 221시간만인 지난 4일 오후 11시3분쯤 구조돼 안동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이후 일주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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