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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남부 헤르손서 5차례 폭발음… 방공시스템도 가동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0-12 18:30:00

자포리자 시장 입구서도 폭발물
“美 개입 확대 땐 비대칭 전력 사용”
러, 핵 무기 사용 위협 강도 높여
G7 “심각한 결과 맞닥뜨릴 것”
나토 “핵전력 감시… 변화 없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12일(현지시간) 5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크름대교 폭발 사고 후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곳곳에 미사일을 퍼부었던 러시아의 보복 공습이 사흘째 이어졌을 수 있다.
9일 남부 자포리자 공격을 포함하면 연나흘째 보복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 포격 공격으로 민간인 버스 파편이 파손됐다.
타스연합뉴스

로이터는 이날 새벽 헤르손주 주도 헤르손시에서 폭발음이 5차례 들렸으며, 방공 시스템도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러시아 RIA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자포리자주의 멜리토폴 시내 시장 입구에서도 이날 이른 아침 폭발물이 터졌으나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현지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의 개입이 확대되면 비대칭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비대칭 전력은 기습공격, 게릴라전도 포함하지만 주로 핵과 생화학 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MD) 사용을 지칭한다.

세르게이 ?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러시아 국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커짐에 따라 러시아는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비대칭 전력을 포함한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편입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도네츠크에서 한 러시아 군인이 T-72 전차에 올라가 있다.
타스연합뉴스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에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경고장을 날렸다.

G7 정상들은 11일 화상 정상회의를 연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험에 빠뜨리는 러시아의 동원령과 무책임한 핵 관련 언급 등 의도적인 긴장 고조 행보를 개탄한다”며 “러시아가 어떤 종류든 생화학 또는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심각한 결과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새로 편입되는 지역을 지킬 것”이라며 핵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 등을 겨냥한 언급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상당한 오판을 했지만 합리적인 행위자”라고 칭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도 재앙적 실수이자 더 큰 오판이 될 핵전쟁까지는 나아가지 말라고 은근히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G7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
심각하게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G7 정상 및 우크라이나 화상 회의 모습. AP연합뉴스

서방 정보기관·국제기구 수장들은 현재까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 정부통신본부(GCHQ)의 제러미 플레밍 국장은 이날 왕립합동군사연구소에서 “(감시 과정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전술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재 러시아의 핵전력을 면밀히 감시 중이고, (아직은) 러시아의 태세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나토는 핵 전략을 점검·집행하는 핵계획그룹(NPG) 정례회의를 13일부터 열고 다음 주에는 핵 억지 연습인 스테드패스트눈(Steadfast Noon)도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핵무기 사용 우려를 정치적 수사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오늘날 핵 활동에 관한 모든 것에 과도하고 위험한 정치화의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에서 러시아의 핵 위협에 맞설 방공 시스템 지원과 벨라루스 참전에 대비한 국제 감시단 배치를 요청했다.
키이우=UPI연합뉴스

한편 G7 회의에 함께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충분한 고성능의 방공 시스템을 제공해주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지원을 호소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연합군을 편성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벨라루스 국경 지역에 국제 감시단을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G7 정상들은 “확고하게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며 군사적·재정적·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할 무기, 탄약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익숙한 소련제·러시아제 무기를 주로 지원해온 동유럽 국가들도 재고가 거의 바닥났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1일 키프로스에 대한 무기 금수를 35년 만에 해제했는데, 그간 소련·러시아에서 무기를 들여왔던 키프로스를 대안적 공급처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당국자가 밝혔다.
유태영 기자, 워싱턴·도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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