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청 직원 적발 해임 처분 불구
내부청렴도 되레 한 단계 더 올려
고용노동부 산하 한 지방노동청의 말단 직원이 9개월에 걸쳐 도합 2000만원 가까운 상습 횡령을 저지르고 2020년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부는 그러나 재직자들이 평가하는 공공기관 ‘내부청렴도’를 당해 2등급으로 매겨 전년도보다 되레 한 단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세계일보가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고용부 보통징계위원회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대전청의 8급 행정서기 직원은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26차례에 걸쳐 3600만원어치의 사무실 비품 구입건을 물품구매요구서에 허위로 기재했다.
이 중 1900만원을 횡령했는데, 200만원은 현금화해 챙기고 나머지는 게임기와 노트북, TV 등 개인물품을 구매하는 데 썼다.
 | | 사진=연합뉴스 |
해당 직원은 2019년 10월 횡령 혐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물품구매 거래처 대표에게 자신의 주문과 관련된 메일 등의 삭제를 요청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보통징계위원회는 2020년 2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도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해임 처분을 내렸다.
개인이 지속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횡령을 저지른 것은 고용부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예컨대 2016년에는 예산 20여만원을 빼돌려 개인 옷을 구입한 사례가 2차례 발생했고, 이에 앞서 2015년에는 보수공제금 880만원을 횡령한 경우가 있다.
고용부는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조사에서 재직자가 평가하는 자가진단 성격의 ‘내부청렴도’를 2등급으로 책정했다.
2019년(3등급)보다 청렴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노동계 안팎에선 장기간에 걸친 상습 횡령을 막지 못하고도 구성원의 윤리의식은 여전히 낮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는 등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기관의 공직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 의원은 “정부 예산은 조금이라도 헛되게 써선 안 되는데, 정작 공무원들이 나랏돈을 손쉽게 유용하고 있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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