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마약·조직 범죄 수사와 대응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기관의 후속 대응이 미흡하다는 것이 법조계와 현장 일각의 분석이다.
10일 한국마약운동퇴치본부(마약퇴치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021년)간 검찰이 해당 본부에 교육이수를 의뢰한 마약 투약자 3849명 중 교육을 이수한 인원은 총 2879명(74.7%)이다.
교육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받은 마약사범 중 25.3%는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고 교육도 받지 않은 셈이다.
연도별로 2019년에는 전체 교육 대상자 중 81%가 교육을 이수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실제 교육을 받은 기소유예자의 비율이 각 64.5%와 77.4%에 그쳤다.
검찰은 현재 마약류 투약자 등에 대해서는 처벌보다는 재활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교육이수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시행 중이다.
검찰이 마약퇴치본부에 의뢰해 해당 기관의 치료재활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는 대신, 마약사범들에게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방식이다.
현장 일각에서는 마약 투약자 등 관련 사범이 급증함에도 교육이수 등의 후속 조치가 미진해 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검찰이 의뢰한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의뢰자 수는 1174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496명으로 폭증했다.
2년 새 교육 대상자가 27%나 증가한 셈이다.
반면 마약퇴치본부를 산하 단체로 두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 교육 및 관리 예산은 3년 연속 감소 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마약 교육 및 관리 등의 예산 규모는 2020년 86억5000여만원에서 지난해에는 84억8200여만원, 올해는 84억6700여만원으로 소폭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한덕 마약퇴치본부 팀장은 "검찰이 최근 1년에 1500명이 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대상자의 교육을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본부의 교육이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만 최근 20%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마약투약 기소유예자에 대한 교육이수 등 담당하는 인원은 태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마약퇴치본부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등의 교육 담당 인원은 전체 지부를 통틀어 수십명 안팎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장은 "현재는 선도조건부 기소유예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등의 프로그램을 연령 등으로 세분화할 방침을 갖고 있지만 당장 인력의 한계로 교육 인원 수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추가적인 인력 확보와 함께 재범 추이 등 검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와의 정기적인 정보 공유 등도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우주성 기자 wjs89@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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