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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승절 맞아 李 초청…정부는 고심, 학계는 분분


李 "美·日·中 기회 되면 많이 만날 것"
대통령실 "본격적 논의·검토 안 해"
학계 전문가, 참석 찬반 의견 갈려


중국이 9월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중국이 9월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금은 본격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고심 중인 모습이다. /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중국이 오는 9월 3일 예정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대회(전승절)'에 이재명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한국에 타진했다. 대통령실은 "지금은 본격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참석 여부를 고심 중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참석에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이든, 한일회담이든 한중회담이든 기회가 되면 저는 많이 만나보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전승절 초청 이후 관련된 입장인 만큼 중국과의 만남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올해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승리 80주년이자 한반도 광복 80주년으로 중·한 양국 모두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라며 "중국 측은 이번 (전승절) 기념행사에 한국 측의 참석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대통령실도 같은 날 한중 양국이 해당 사안을 두고 소통 중이라며 참석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전승절 참석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정부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전승절 관련돼서는 어쨌든 중국 측의 의사는 전달이 됐으나 일정이 9월 초"라며 "'지금은 본격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아마 정확한 대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미중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전승절 참석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승절은 중국이 군사력을 과시하는 행사인데, 한국 정상의 참석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외교 근간은 한미동맹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중국의 70주년 전승절 행사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참석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참석은 한미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한중 관계는 2016년 불거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이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중국의 한류 제한령)으로 악화일로를 걸었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전승절 행사 참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을 우선순위로 두고 움직였고, 박 전 대통령을 빼놓고는 중국 전승절 행사에 가지 않았다"며 "이번에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간다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먼저 만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턴을 미국에 보여주는 것이라 부정적인 신호로 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정부가 논의 끝에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만 이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와 러시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초대에 응하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며 "북한과 러시아에 비해 중국과 가까운 현재의 외교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디딤돌로 삼아 관계 개선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ys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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