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능력중심 인사철학 반영 사례
송 장관 ‘농정 관련법’ 행보 주목
윤석열정부의 국무위원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재명정부 초대 내각에 입각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 뒤에도 전 정권 장관이 자리를 지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용’과 ‘통합’을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상징적 인사라는 평가다.
23일 대통령실이 발표한 11개 부처 장관 인선에서 윤석열정부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송 장관 유임을 결정했다.
과거 이명박정부가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유임한 적은 있지만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기존 장관을 유임한 전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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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제42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능력 중심 인사’, ‘국민 통합 인사’를 강조해 왔다.
앞서 발표된 신임 차관급 인사에서도 전 정권에서 활약한 관료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송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입사해 지역개발팀장, 농촌정책연구부장, 부원장을 거쳐 2016년부터 농업관측센터장을 지낸 농업·농촌 연구분야 전문가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농정 현안과 물가, 재해 대응 등을 주제로 이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시 대통령이 송 장관의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전 정권 국무위원 중 송 장관이 유일하게 남은 것은 정치적 색채가 옅고 전문성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3일 만에 “안건을 모르고 갔다.
국민께 송구하다.
(계엄 논의인 줄 알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점도 이번 유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임 소식을 접한 송 장관은 “우리 농업·농촌, 그리고 국민 입장에서 농정이 더 발전하고 우리 농업인의 삶이 나아질 수 있게 하겠다”며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이번 유임 결정에 따라 그간 더불어민주당이 고수해온 농정 관련 법안에 대해 송 장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린다.
송 장관은 민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산물가격안정법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에 대해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며 줄곧 반대 의사를 밝혀 왔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정부에서 3차례나 좌초된 양곡관리법 개정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송 장관은 이들 법안을 가리켜 농업을 망치는 ‘농망4법’이라고 민주당을 직격하기도 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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