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여객기 참사 유족 면담
민주 김병기, 야당에 '협치' 손짓
北, 노동당 창건 행사 준비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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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17일(현지시간)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외교무대 데뷔와 동시에 숨가쁜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사진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이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외교 무대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기대를 모았던 첫 한미정상회담은 불발됐지만, 일본과 의장국 캐나다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인도 등 주요국 정상을 만나며 정상외교를 재가동했다. 참모들이 격무에 시달리면서 '피'를 본 일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 코스피 주가지수 상승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든든한 군 장병들 덕분에 국민이 안심하고 지내는 것처럼, 정부와 국회는 책임 있는 정치로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공방에만 치중하고 있어 정국이 혼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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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19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는 모습. /박헌우 기자 |
◆"코피 쏟고 난리"…'워커홀릭' 李 대통령 첫 출장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2일 만에 첫 출장길에 나서면서 많은 관심이 쏠렸어. 캐나다 현지에서 만 이틀이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많은 정상들을 만났더라.
-맞아. 16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바로 첫 일정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어. 그 뒤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에 이어 저녁엔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 주재로 열린 G7 초청국 리셉션과 만찬을 가졌어. 다음날에도 G7 정상회의 공식일정인 환영식, 업무오찬 형식으로 열린 확대세션 이외에도 브라질, 유엔(UN), 멕시코, 인도,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와 정상회담 및 약식회동을 소화했어. 이틀간 정상회담만 10차례 가진 거지. 각 회담은 길게는 30분까지 이어졌다고 해.
-다수 국가의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회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약 2주 만에 급박하게 출장을 결정하다 보니 현지에서 조율된 일정도 꽤 있었다고 해. 예컨대 공식 환영식이 현지 사정으로 예상보다 지연되자 그사이 모여있던 다른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고, 몇몇 정상들과는 회담을 즉석에서 잡았다는 설명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조기귀국을 결정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도 잘 알려졌고. 이렇게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어 취재진도 긴장의 연속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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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뉴시스 |
-사실 이런 강행군 분위기는 공군 1호기가 이륙했을 때부터 시작됐어. 이 대통령은 이륙한 지 얼마 안 돼 기자들 좌석 쪽으로 내려와 연단을 차리고 즉석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어. 모두발언도 준비하지 않았던 걸 보면 말 그대로 즉석 회담이었던 것 같아. 대통령이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건 4년 만이라고 하더라고. 그는 약 20분 정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자리로 돌아갔어.
-이렇다 보니 대통령의 일정을 조율하고 관리하고 성사시킨 참모와 실무진의 고생은 말도 못 했을 거야. 날짜와 시간, 장소를 조율하고 의제를 고르고, 게다가 의전까지 중요한 자리니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녔겠지. 그렇게 잡은 일정도 현장에서 계속 변수가 생기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을 거야. 실제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격무 때문에 코피를 쏟았다고 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귀국 뒤 기자들을 만나 "참모진들이 코피를 쏟고 사실 난리도 아니다.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호소(?)하기도 했어.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워커홀릭 기질로 유명했다던데, 앞으로도 참모들이 '열일'을 해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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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7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2기 대표단과 면담 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4번째부터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우 국회의장. /이하린 기자 |
◆새 정부·새 양당 원내대표가 부여받은 '특별법' 과제
-우원식 국회의장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지난 17일 면담했다며?
-응. 이달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2기가 새롭게 출범했거든.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가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 참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어. 이어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잘 협력하겠다"라고 약속했어.
-유가족 반응은 어땠어?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2기 대표는 "부탁드리려던 말씀을 의장님이 먼저 다 생각해 주시고, 미리 살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사고 직후부터 참사 현장까지 먼 길 와 주셨고, 진심으로 해주신 추도사 한마디 한마디에 많이 울었다"고 말했어. 그러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력하고 암담한 심정"이라면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정보 공개 등을 요청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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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함께 '전세사기·고리대금 범죄수익 피해자 반환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한창민 의원실 제공 |
-국회 여객기 참사 특별위원회의 권영진 위원장도 참석했다며?
-맞아. 권 위원장은 유가족들의 특위 연장 요청에 대해 "필요하다면 연장에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의장과 여야 양당 대표에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했어. 그러면서 "유가족을 살펴서 어려움에 동참하고, 그 입장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소통하겠다. 힘내시라"고 전했지.
-다만 아직은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더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여객기 참사 특별법과 관련해 여야 간 회동 제안은 아직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어.
-지난 18일에는 국회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피해자들도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전세사기·고리대금 범죄수익 피해자 반환법 발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부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어. 이재명 정부와 국회가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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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소통 의지 드러낸 민주, 野에 협치 손짓
-민주당이 새 원내지도부 선출 이후 열린 첫 원내대책회의 시작 전 함께 재킷을 벗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
-맞아.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진성준 정책위의장,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 백승아 대변인 등 민주당 새 원내대표단은 지난 17일 원내회의 속개 전 정장 상의을 벗으며 새로운 분위기를 예고했어.
-이 퍼포먼스에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궁금했는데, 당 원내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격식이나 형식을 따지지 말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시작하자는 김 원내대표 등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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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소통'을 강조한 김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협치 의지를 밝혔고, 송언석 원내대표에게는 원내대표 회동 정례화를 제안했어.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협치 제안이 국민의힘의 기대엔 미치진 못한 걸까. 송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 원내 2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게 균형"이라고 했어.
-이 대통령이 오는 22일 관저에서 여야 신임 원내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어. 부디 여야가 국민을 위해 협치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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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집단체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0월 11일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집단체조 '위대한 향도'의 모습.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
◆北, 5년 만에 집단체조 공연 하나?
-북한이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맞아. 북한이 오랜만에 집단체조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20일 유럽연합 지구관측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센티넬-2 위성이 촬영한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 내부에서 흰색 가림막으로 추정되는 직사각형의 물체가 포착됐어. 그 전날인 17일 경기장에서는 녹색 잔디만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지.
-올해 초 북한이 우방국을 당 창건일에 초청하는 등 움직임을 생각해 볼 때, 당 창건 경축 행사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와. 만일 집단체조 준비에 나선 것이 맞다면 다른 때보다 20일가량 빠른 것이라고 해. 올해가 당 창건 80주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고, 북한이 러시아와 동맹을 복원하고 파병을 하며 커진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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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관람했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모습.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카드섹션이 펼쳐지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집단체조 행사를 많이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확히 어떤 행사야?
-매스게임과 춤, 카드섹션 등으로 이뤄진 공연이야. 올림픽 개·폐막식 기념 공연을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아. 많게는 10만명도 투입되기 때문에 자주 열리는 건 아니고 주요 기념일의 5배수 주년이나 특별한 일이 있으면 열리는 대규모 행사야.
-2018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는 능라도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이, 이듬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는 '불패의 사회주의' 공연이 열렸어. 다음 해인 2020년 10월에 열린 당 창건일을 맞아 '위대한 향도'라는 공연이 펼쳐졌어. 이번에 공연이 열린다면 5년 만인 셈이야.
☞<하>편에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