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출마에 강성 친명 팬덤 반발
박찬대 출마설로 '친명 대 친명'
전대 앞두고 조기 과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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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조기 과열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출마도 점쳐지면서 친명계 핵심 인사들 간 '친명 대 친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정청래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조기 과열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출마도 점쳐지면서 친명계 핵심 인사들 간 '친명 대 친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기도 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는 오는 8월 2일 선출된다. △7월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순으로 전국 순회 경선이 치러지며 후보자가 3명 이상일 경우엔 7월 15일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리를 채울 최고위원도 함께 선출되며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당원주권정당 기조에 따라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국민 30%로 결정됐다. 국민여론조사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 안심번호를 활용해 2개 여론조사 기관이 이틀간 실시한다.
정청래 의원은 일찌감치 레이스의 포문을 열었다. 당원주권 강화, 검찰·사법·언론개혁의 연내 완수 등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며, 출마 다음날인 16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이날은 언론 공보방을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찬대 전 원내대표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 공식 출마 선언이 예상되며, 친명계 핵심 인사 간의 경쟁 구도가 한층 선명해지는 분위기다. 한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박 전 원내대표는 신명(신친명)계의 지지를 받고 있고, 정 의원은 원래 지지세가 워낙 세다"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정 의원의 조기 출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부 강성 지지층은 정 의원에 대한 견제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이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사실은 이재명 지사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기 조차 싫다. 왜냐면 하나하나 입에 올려 방어하기 민망한 상황이 너무 많다" 등을 언급한 영상이 다시 회자되며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등 강성 친명 커뮤니티에선 비판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이에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딴지일보'를 찾아 "저를 공격하는 댓글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 흥분도 하지 말라"며 "대신 당대포에서 점 하나만 찍어달라"는 글을 남겼다. 자신에 대한 공격에 흔들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한편,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딴지일보에 국회 활동과 관련된 글을 자주 남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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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지도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찬대 전 원내대표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 공식 출마 선언이 예상되며, 친명계 핵심 인사 간의 경쟁 구도가 한층 선명해지는 분위기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2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병기(오른쪽) 신임 원내대표가 박 전 원내대표와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반면 박 전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은 박 전 원내대표를 당대표로 추천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돌리고 온라인 서명을 받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섰다. 강성 지지층 내에서도 각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이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당권 경쟁은 단순한 계파 구도를 넘어, '누가 더 이재명 정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느냐'는 정치적 적합성의 경쟁으로 수렴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권 초반 여당의 중심을 잡아야 할 당대표 선거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의 신호로 읽힌다면 당 전체의 정국 주도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진다면 향후 당의 단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정 의원과 박 전 원내대표 두 사람이 매우 친한 걸로 아는데 (과열 양상이) 걱정이 되긴 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균열이나 불협화음은 불필요한 리스크로 비칠 수 있다.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을 넘어선 소모적 경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각 주자들 역시 당심과 민심을 균형감 있게 아우르는 전략을 통해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에 대한 의혹 제기를 '음해'로 규정하면서 "(정 의원과 박 전 원내대표는) 둘 다 소중한 민주당의 자산"이라며 "비난하지 말고 각자 지지하는 후보의 장점과 매력을 적극 홍보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