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춘천·원주·충주 유세
계엄 사태 겨냥 "외환죄는 사형뿐"
"나는 무서운 사람 아니야"
![]() |
30일 오후 6시 30분 충북 충주시 시계탑광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다. 그러나 친근한 미소와 달리 발언은 날이 서 있었다. /송호영 기자 |
[더팩트ㅣ춘천·원주·충주=송호영 기자] "처가 동네 오니까 확실히 푸근하고 느낌이 좋네요. 사위가 충주에, 아니 충청도에 선물도 자주 드려야 되는데…."
30일 오후 충북 충주시 시계탑광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처가가 있는 충주에서 유세를 시작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통혼례에 쓰이는 청사초롱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지었고, 현장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사회를 맡은 장철민 의원이 "충주 사위, 충북 사위 이재명 맘에 드세요"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네"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산척면이라고 송강리 대소강마을 아시는 분 계시느냐"며 "저희 처가 동네 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지지자는 "그 옆 동네 산다"고 답했다.
그러나 온화한 인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는 곧장 12·3 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겨냥한 공세로 전환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외환죄를 저질렀다며 "내란보다 더 큰 범죄다. 이건 사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 헌정 질서를 파괴하자고 주장하는 보수를 봤느냐"라며 "내란을 일으키는 보수, 내란 수괴를 비호하는 보수를 봤나. 그건 보수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가짜 보수 정권이 한 짓을 생각해 보라"며 "지난해 12월 내란 사태 전 근 1년간 북한 자극해 군사 도발을 시켜서 국지전을 일으켜 내란 비상계엄 하려 했다는 의심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맨손의 시민들이 몰려나와 세상과 역사에 없는 군사 친위 쿠데타를 막았고 대통령을 감옥으로 보내버리지 않았나"라며 "(윤 전 대통령이) 나오긴 했지만, 다시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이 후보는 이날 춘천에서 "누가 '이재명이 무섭다'고 그러거든, '당신 뭐 뺏길 특권 있어? 우린 뺏길 게 없고 공정하게 기회를 나눌 거라서 무섭지 않은데'라고 하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
이날 이 후보는 훈훈함과 단호함을 넘나드는 메시지로 유세장을 채웠다. 본격적인 유세에 앞서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숨겨 놓은 주식은 없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숨기면 처벌받는데 어떻게 (숨기나)"라며 "(내가 스스로) 그러면 사형 선고할 것"이라고 답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분명한 결이었다.
첫 유세 장소인 강원 춘천시 춘천역광장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이 후보는 12·3 계엄 사태에 대해 "다시는, 이렇게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민 인권을 침해하는 독재적 발상을 아예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를 보완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서 저런 짓했다가 '인생 망하는구나' 생각이 들게 만들어서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내란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가 '이재명이 무섭다'고 그러거든, '당신 뭐 뺏길 특권 있어? 우린 뺏길 게 없고 공정하게 기회를 나눌 거라서 무섭지 않은데'라고 하라"고 말했다.
원주 유세에서도 이 후보는 "제가 언제 독재를 했나"라며 "왜 이재명을 두려워하나. 왜 무서워하겠나. 기존의 불균형 성장 정책을 통해서 특혜를 받고 특권적 지위를 누리던 그들이, 이제 공정한 세상으로 바뀔 것 같으니까 그간의 특혜와 특권적 지위를 잃을 것 같아서 두려운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후보의 메시지는 이어졌다. 그는 "국회의 의결을 방해하고 국회의원 체포 등을 돕기 위한 국회 내의 조직적 움직임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강력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며 "반드시 수사해서 진상을 밝히고 그 진상 결과에 따라서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대선의 의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hyso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