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여성 신체 발언'에 대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역대급 발언 중에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자녀들 혹은 부부가 같이 보고 있다가 (이 후보의) 듣고 '저게 무슨 소리야?' 하며 아마 전부 서로 얼굴을 쳐다봤을 것 같다"며 "마치 (지난해) 12월3일 TV 보고 있다가 비상계엄 한다는 소리를 들은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얘기를 하거나 조금이라도 이성적인 판단을 했을 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얘기를 해야 받아들일 것 아닌가"라며 "그런 얘기들을 어떻게 할 수가 있나"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아마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과 그의 아들 건을 엮어서 '집안이 개판이네' 이런 이미지를 주기 위한 의도였던 것 같다"며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에 대해 방송도, 유튜브에서도 그 표현을 할 수 없다.
근데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여과 없이 뱉어내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이 후보가 혐오 정치, 갈라치기 정치에 익숙한 부분이 있는데 여성, 노인, 장애인 등에 대해 엘리트시즘(엘리트주의)적 방식으로 갈라치기 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그런 와중에 (이번 여성 신체 발언은) 여성 혐오를 비판하기 위해서 나는 여성 혐오를 발언한다는 얘기인데 논리적으로 전혀 말이 안 맞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대선 후보 간 마지막 TV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폭력적 표현을 묘사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를 향해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 아들과 관련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진보당은 "전 국민을 상대로 특정 성별을 비하, 모욕한 대국민 성폭력이었다"며 이 후보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결국 사과했다.
그는 28일 여의도공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떻게 순화할지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보겠지만, 그대로 옮겨서 전한 것이기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 입장에서는 그런 (토론회에서 인용한) 언행이 만일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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