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에 방점을 찍은 대선 선거운동, 대선 후보의 어퍼컷 세리모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거 운동….'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2022년 제20대 대선과 비교할 때 선거운동 밑그림이 많이 다르다는 게 여의도 정가의 평가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거 대선 유세와 비교한다면 확연히 줄었다.
21대 대선은 예정에 없이 실시된 '조기 대선'이라는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60일간의 짧은 대선 준비 기간에 네거티브(비방)전이나 생활 밀착형 쇼츠 공약, 가상 AI 신기술 등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들여야 하는 선거 전략보다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 페이스북 공약 발표 등이 활용된다.
특히 20대 대선은 역대 최악의 네거티브(비방)전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번 21대 대선은 상대적으로 '포지티브' 또는 '클린' 선거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대 대선은 선거 초반부터 막판까지 서로를 향한 비방과 막말만 주고받는 비방으로 얼룩졌다.
민주당 내 경선 과정에선 이른바 '명낙대전'(이재명 후보-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이 펼쳐졌고, 그 후유증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당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됐다.
대선 본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주가조작, 허위 이력, 무속 개입 등 각종 의혹이 이슈로 떠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네거티브 없는 정책 위주의 대결을 벌이는 이른바 '클린 선거 서약식'을 가진 바 있다.

대선 볼거리 중 또 하나는 후보들의 몸짓·행위인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트레이드 마크였던 '어퍼컷 세리머니'(주먹을 허공으로 힘차게 내지르는 에너지 넘치는 행위)와 같은 모습은 이번 선거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의 경우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거나 엄지를 치켜세우는 정도의 몸짓을 보이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경우 절을 한다거나 한쪽 팔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정도다.
21대 대선에선 안전과 경호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후보 움직임의 폭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테러 위협에 대한 제보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의 경우 활동 반경은 더욱 줄어들었다.
대신 두꺼운 방탄복을 껴입은 모습이나 방탄 유리막에 들어가 연설을 하는 모습이 관심을 모은다.
대선 공약을 발표하는 형식도 20대 대선 때보다 간소화됐다.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90건을, 윤석열 후보는 '59초 쇼츠' 영상 30편을 제작해 공약을 발표하는 등 유권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시각화된 방식으로 공약을 알렸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는 매일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약을 게시하거나 직접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공약을 설명하는 등 직관적인 방식을 택했다.
김 후보 역시 선대위 측을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