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가 120원' '양안 셰셰' 발언 도마 위
이재명 "극단적 판단" "호도 마라" 불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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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가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첫 후보자 토론회에서 현재 대선 판세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추격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강하게 협공하는데 주력했다. 이재명 후보의 여러 정책과 발언을 문제 삼으며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경제' 분야를 주제로 후보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경제와 민생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토론회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다. 논란의 '커피 원가 120원'이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는 "그제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발언해 굉장히 시끄럽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커피 원재룟값 120원은 2019년 봄쯤 인건비와 시설비 등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의 값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룟값이 이 정도 드니까 가게를 바꿔 지원을 해줄 테니 새로 만들어 닭죽을 파는 것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영업을 하도록 지원해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 말을 떼서 왜곡하면(어떻게 하나"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재명 후보가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점도 파고들었다. 도덕성 흠결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 당시) 바로 밑에 계셨던 이화영 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받았다"며 "지사가 모르는 부지사의 징역형이라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옅은 웃음을 보이며 "억지 기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는 캠프에서 정치자금을 수천만원을 받았을 때 모른다고 해 무혐의를 받지 않았나. 본인이 정치자금을 받았는데, 본인이 몰랐다는 이유로 무혐의를 받았다"고 응수했다. 또한 "대북 사업 자체야 당연히 알지만 민간업자가 나를 위해 북한에 100억을 몰래 줬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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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특히 이준석 후보는 시종일관 이재명 후보에 대해 공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셰셰'(감사합니다) 발언을 두고 "너무 친중발언"이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3월 대만해협을 둘러싼 양안(중국·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과 대만에 셰셰하면 되고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실용적 외교를 강조한 발언이라는 해석과 우리나라의 경제와 인적교류를 등한시한 대응 방향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재명 후보는 "너무 단편적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드리는 말씀은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야 되고, 대만과 중국 간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 현상을 존중하고 우리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친중으로 몰아보려 애쓰는 것 같은데 매우 부적절하다"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는 "국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라고 재차 공세를 취하자, 이재명 후보는 "일반 사례와 특수 사례를 구분 좀 하라. 너무 극단화시킨다"라며 직격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외교와 무역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만약) 전쟁이 벌어지면 그 상황도 달라지는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AI 산업에 100조 원 투자' 공약을 언급하며 "분야를 세 가지만 나눠 달라"라고 물었다. 이재명 후보가 "세 가지로 나눌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연차적으로 100조 원 정도를 투자하겠다 말"이라고 언급하자, 이준석 후보는 "세부적으로 계획도 없는데 백조원 넣겠다는 말씀 잘 들었다"라며 비꼬았다.
양곡관리법으로도 충돌했다. 이재명 후보는 "쌀이 과잉생산되면 정부가 사서 양곡 가격을 관리하고 대신 추가로 경작 면적을 조정하기 위해 대체 작물 지원 제도를 도입하면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결국 3조원씩 더 쓰겠다는 말을 돌려서 핑계 대고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재명 후보는 "그렇게 단정해서 남의 정책을 호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이준석 후보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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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권영국 민주노동당, 이준석 개혁신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18일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진보 성향의 권 후보는 김 후보를 정조준했다. 권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여야 합의로 만든 중대재해처벌법이 악법이라고 하는데, 제2의 윤석열을 보는 것 같다"라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건가"라고 따졌다. 김 후보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산업주를 처벌한다고 해서 산업재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자 권 후보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려고 해도 돈이 들어 (고용주가) 지금까지 (노력을) 안 해오니까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든 것"이라며 "이 법을 함부로 무시하는 고용노동부 장관 자격이 있었나. 저는 이해할 수 없다. 더 들을 필요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첫 토론에 대한 후보자들의 생각은 다소 결이 달랐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어떤 방식으로 난제를 타개할지에 대해 토론이 된 것 같다"라며 "앞으로 더 나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토론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좀 짧았다"라며 다소 아쉽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재료 120원' 답변과 관련해 "(이 후보가) 왜곡이다, 전후를 안 보고 그렇게 말한다고 했던 점이 조금 안타깝다"라며 본인의 사과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혹평을 남겼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자꾸 비협조적이고 답을 회피하고 결국에는 궤변에 가까운 답을 쏟아냈다"라며 "정말 예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금만 (질문이) 마음에 안들면 '왜곡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와 도저히 토론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토론회에서 외로움을 느꼈다"라며 "노동자, 서민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분들을 위해 진보 후보로서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